19대 비례대표 부정경선 파문에 휩싸인 통합진보당이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 격화로 창당 5개월 만에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단은 4일 오후 2시께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전국운영위원회에 참석해 4·11 총선 비례대표 경선 부정선거 파문에 대한 수습책을 논의했다.

당권파인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과연 누가 진보정치에 십수 년 몸바쳐온 귀한 당원들을 책상머리에서 부정행위자로 내몰 수 있겠느냐"며 "진상조사위원회는 진실을 밝힐 의무만 있을 뿐이지 당원을 모함하고 모욕 줄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원들의 마지막 남은 자긍심을 지켜낼 것"이라며 진상조사위원회의 결과가 '편파적'이고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다음 달 3일 실시될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란 뜻을 밝혔지만 "즉각적인 총사퇴는 옳지 못한 선택이다"라 말해 총사퇴는 거부했다.

그는 "당원 여러분들이 나서서 당의 원칙과 정신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의 발언이 끝나자 회의장 뒤편에서는 박수갈채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비당권파인 유시민, 심상정, 조준호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이에 반박했다.

유시민 공동대표는 이 대표 발언 이후 터져나온 환호성을 뚫고 "제가 이제 말해도 되겠느냐"며 말문을 열었다.

유 대표는 "부정이냐 부실이냐를 떠나서 비례대표 경선은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났다"며 진상조사위원회의 결과가 부실했다고 주장한 이 대표의 말에 반박했다.

그는 "자료 공개를 계속 요구했지만 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 시각까지도 현장 투표소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고 온라인투표 역시 며칠 전까지 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상식에 반하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평한 유 대표는 "당 내부에서 당직 선거도 아니고 국회의원 선거 투표 결과가 최소한의 투명성조차 당원과 국민에게 알려지지 않는다면 무엇을 담보로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난감하다"고 주장했다.

심상정 공동대표는 "병을 고쳐 사람을 구하듯 당이 겪는 어려움과 흉허물을 가감없이 드러냄으로써 미래를 약속할 수 있는 당으로 일으켜세워야 한다"며 "폐쇄적인 조직논리나 내부 상황논리 등 치부를 가리는 낡은 관성과 유산을 과감해 척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표단이 당원들에게 엄청난 충격과 실망을 드린 상황에서 책임이상으로 그 이후의 수습까지 감당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상조사위 위원장을 맡은 조준호 공동대표는 "어떤 입장과 정파의 이해를 대변해 공정성을 잃어서 조사에 임했다면 반드시 당원으로부터 질책을 받을 것"이라며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떠한 미련도 없다"며 "앞으로 전국운영위원회 당원들이 결정하는대로 걸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뜻을 밝혔다.

조 공동대표의 발언이 끝나자 한 당원은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라고 야유했다.

Posted by '하늘사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