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지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그들이 쓴 소견서는 정교한 통계표로 가득했습니다. 불안해하던 사람들은 곧 의심을 내려놓았습니다. 담배 연기의 유해성을 경고하며, 공공장소 흡연규제를 주장하던 사람들은 소심한 겁쟁이로 손가락질 당했습니다. 몸이 아픈 사람은 늘어났지만, 담배와의 연루 가능성은 그 즉시 기각됐습니다. 시간이 흐른 뒤 세상은 환자들로 넘쳐났습니다. 그러나 통계표는 세밀했고 분석은 정치했기에, 아무도 그들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20년 전 저명 학회지에 논문을 쓴 세 분의 박사님들을 생각하며, 기형도의 시 〈전문가〉를 변형해봤습니다. 전문성과 중립성의 갑옷으로 무장하고, 특정 업계의 이해관계를 비호했다는 의혹을 받는 분들입니다. 이번 주 〈한겨레21〉에서는 '연구중립성'이란 신화 뒤에 몸을 숨긴 '청부과학'의 세계를 파헤쳤습니다.

Posted by '하늘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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