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의 모태가 된 시 '묏비나리'의 지은이기도 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평택 쌍용자동차 정문 앞에서 다시 “앞서서 가나니 산자여 따르라”를 목청껏 외쳤다.


올해로 팔순을 맞은 백기완 소장은 폭우 속에서도 “우리는 죽음의 행렬을 멈추게 해달라고 아무리 울어봐도 안된다는 것을 알았다”며 “‘살인정권’을 몰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우가 내리는 21일 오후 2시 평택역 앞은 ‘쌍용자동차 사망노동자 범국민 추모 및 행동의 날’에 참가하기 위해 모인 800여명의 노동자, 학생, 시민들로 가득 메워졌다.


평택역 앞에서 집결한 참가자들은 오후 2시 30분께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에 의한 희생자를 추모하는 의미로 꽃상여와 22개의 관을 앞세워 쌍용자동차 공장까지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우비를 입은 채 2시간 동안 행진을 이어갔고, 행진을 지켜보던 평택 시민들의 박수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2시간의 행진 끝에 평택 쌍용차 공장 앞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공장 정문 안으로의 진입을 시도했고, 이를 막으려는 경찰들과 충돌이 일어났다. 경찰이 최루액을 살포하자 참가자들의 저항은 더욱 거세졌고, 이 과정에서 3명이 연행되기도 했다.


30여분 간 충돌 후, 오후 5시 30분께 쌍용차 희생자 22명의 넋을 달래는 천도제가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 화쟁위원회’(위원장 도법스님) 주최로 진행됐다.


천도제가 끝난 후 오후 7시 본격적인 쌍용자동차 희생자 범국민추모대회가 시작됐다. 이날 집회는 사회 각계 각층에서 모여든 참가자들의 쌍용차 희생자 추모 발언과 공연으로 진행됐다.


서울 대한문 앞에 설치된 22번째 쌍용차 희생차 분향소를 지키고 있는 금속노조 김정우 쌍용차지부장은 “22명의 죽음 앞에서 우리는 눈물을 흘리며 살 것을 결의했다”며 “그래서 저들(정부와 쌍용차)이 아무리 악랄하더라도 여기서 끝낼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2009년 경기경찰청장이었던 조현오에게 쌍용차 진압작전을 직접 승인했고 극찬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우리의 주적이 확실히 확인됐다”며 “이 세상 노동자들의 명백한 주적인 이명박 정권을 끌어내리는데 우리 쌍용차지부가 목숨을 걸고 선두에서 싸우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또한 이날 집회에는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을 비롯한 야 3당 대표들이 연단에 올라 쌍용차 문제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촉구하는 동시에 각 정당이 쌍용차 문제 해결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민주통합당 문성근 대표 권한대행은 “만약 전염병으로 몇 사람이라도 세상을 떠난다면 보건복지부 장관은 책임지고 물러날 것이고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를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며 “그런데 정부는 22명이 세상을 떠난 쌍용차에 대해서 일번반구도 없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통합진보당 심상정 공동대표 역시 “쌍용차 조합원들은 이제 작업복보다 상복을 입는 것이 일상이 돼버렸다”며 “쌍용차 동지들에게서 상복을 벗기고 작업복을 입혀 저 현장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통합진보당이 역할 할 때야 비로써 통합진보당이 노동을 대표하는 정당의 자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09년 우리는 쌍용차에서 정부가 노동자들에게 보여준 살기등등한 적의를 대면할 수밖에 없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통합진보당이 진보적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도 이날 집회에는 민주통합당 정동영 의원과 통합진보당 김선동,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 등이 참가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서는 쌍용차지부 조합원들과 해고된 국립오페라합창단이 합동 노래 공연을 펼쳤고, 퓨전 국악그룹인 ‘살판’이 일렉트로닉 기타와 태평소 그리고 북 등이 어우러진 퍼포먼스를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Posted by '하늘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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