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76)과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70)이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받고 31일 풀려났다. 

최 전 위원장과 천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수감 중이던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형집행면제로 석방됐다. 

먼저 구치소를 빠져나온 이는 이 대통령의 '절친'인 천 회장이었다. 천 회장은 이수우 임천공업 대표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47억여원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으로 기소돼 지난해 11월30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에 추징금 30억 9400만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재판 과정에서 고혈압과 심혈관, 척추질환 등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해 풀려나기도 했던 천 회장은 이날도 응급차에 실린 채 구치소를 나서 곧바로 서울 삼성병원으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한 시민이 천 회장의 응급차에 특별사면을 비난하는 문구가 적힌 천원짜리 지폐와 두부 등을 던져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천 회장에 이어 곧바로 최 전 위원장이 검은색 차량을 타고 구치소 문을 나왔다. 이명박 정권 최고의 실세로 알려졌던 '방통대군' 최 전 위원장은 파이시티 인허가 알선수재 혐의로 1심과 2심 모두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으며 31%의 형기를 채운 상태다.

취재진 앞에 선 최 전 위원장은 특별사면을 두고 벌어진 특혜 논란에 대해 "제가 언급할 성질이 아니라고 생각된다"며 말을 아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건강을 추스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해서 생애 남아있는 황혼의 시간을 좀 더 유용하게 보낼 수 있도록 구상을 갖겠다"고 밝혔다. '죄를 인정하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잠깐의 질의응답을 마치고 최 전 위원장이 차량에 타자 취재진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취재진들이 차량을 에워싸 옴짝달싹 못하게 되자 최 전 위원장이 차량에서 내려 다시 한 번 모습을 드러냈다.

담담한 얼굴로 카메라 앞에 선 최 전 위원장은 "사면의 문제는 내가 언급할 성질이 아니다"고 재차 말했다. 이어 "국민들에게 많은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거듭 드린다. 정말 국민께 정말 죄송하다"고 말한 뒤 고개를 숙였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9일 국무회의를 열어 최 전 위원장과 천 회장이 포함된 임기말 특별사면 최종 대상자 55명을 결정했다. 이에 야권과 시민단체는 대통령의 최측근이 포함된 '보은특사', '측근 특혜'라며 이 대통령을 비난했다.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또한 "국민여론을 무시하고 대통령 권한을 넘어선 것으로 국민적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혀 특별사면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확대됐다.

Posted by '하늘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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