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77)과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55)이 하루 간격을 두고 3일과 5일 연이어 저축은행 비리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대통령의 친형으로 '상왕(上王)'이라 불리며 권력을 행사하던 이 전 의원에 이어 이명박 정부의 출범을 이끈 '개국공신' 정 의원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되자 임기 6개월을 남겨둔 MB 정부는 바람 앞에 놓인 등불처럼 위태로워졌다. 

이 전 의원은 2007년부터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50·구속기소)과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56·구속기소)으로부터 5억원 이상을 정치자금과 저축은행 퇴출을 막기 위한 명목으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자신이 근무했던 코오롱그룹 측에서 2007~2008년 1억5000만원 상당의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정 의원은 임 회장으로부터 2~3차례에 걸쳐 1억원 가량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상득 전 의원과 정 의원의 검찰 출석에 취재진들은 아침 일찍부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집결했다. 

특히 이상득 전 의원이 검찰에 출두한 3일 오전 대검찰청 앞은 열띤 취재 경쟁으로 몸살을 앓았다. 

80여명의 기자들은 이 전 의원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에서 담기 위해 자리싸움 등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전 의원과 정 의원은 모두 미리 예고한 시간인 오전 10시 대검찰청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청사로 들어서며 계단을 오르던 이 전 의원은 포토라인에서 몸을 잠시 휘청해 보좌관의 부축을 받았다. 정 의원도 긴장한 듯 다소 경직된 모습이었다. 

이들은 모두 대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에게 둘러싸여 질문을 받았지만 그리 많은 말을 하지는 않았다. 

이 전 의원은 취재진들이 심경을 묻자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답했다. '혐의를 인정하나', '수수한 금품을 대선 자금으로 사용했나' 등의 질문에는 "성실히 답변하겠다. 가서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도 '임 회장과 동석한 자리에서 돈이 오갔냐', '대선 자금 모금 활동을 했나' 등 질문에 "충분히 해명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대통령 핵심 측근의 검찰 소환은 성난 시민들도 대검찰청 앞으로 불러 모았다. 

저축은행 사태의 피해자들과 시민 단체 활빈단 소속 회원 등은 이 전 의원이 출두한 3일 오전 대검 청사 밖에서 시위를 벌였다. 

활빈단 소속의 한 남성은 이 전 의원의 검찰 출석이 예고된 시간 5분 전 기습적으로 대검 앞에 나타나 "이명박 대통령 하야", "두목 이상득 구속" 등을 외치며 청사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또 저축은행 피해자들의 모임인 전국저축은행비상대책위원회는 대검찰청 앞에서 저축은행 피해 보상을 요구하며 이 전 의원 등 로비 의혹에 연루된 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한 60대 여성은 감정이 격해져 실신하기도 했다. 이 여성은 곧 정신을 차렸으나 "남의 돈을 갖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며 목놓아 울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Posted by '하늘사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