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회동은 정 의원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대하빌딩에 있는 김 전 총리의 경선 캠프를 방문해 이뤄졌다.
먼저 준비된 자리에 앉은 김 전 총리는 손을 만지작거리며 긴장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곧이어 정 의원이 도착하자 두 사람은 어색하게 손을 맞잡은 채 사진을 찍고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 전 총리가 먼저 "새누리당에 입당하고 후보 등록도 했고 인사 겸해서 어제 찾아뵈려고 했는데 사정상 못 뵀다. (그런데) 오늘 정 후보님께서 이렇게 저를 찾아주셔서 대단히 고맙다"고 인사를 건넸다.
정 의원은 "제가 존경하는 우리 김황식 전 총리님, 오늘은 제가 김 후보님이라고 (부르겠다)"며 "저에게 그냥 정 후보 하셔도 되는데 정 후보님이라고 해주시니까 고맙다"고 화답했다.
김 전 총리는 이어 "막상 정치하려고 들어와 보니 정 후보께서 7선 그 많은 세월 동안 모든 어려움을 뚫고 오늘의 자리까지 이르신 것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면서 "경선 과정에서 이혜훈 후보님과 세 사람이 정말 아름다운 경선을 통해 좋은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로 선출되고 본선에서도 꼭 이길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서로 존경하고 신뢰하는 과정에서 경선을 하는 것이 '바른 정치, 새정치'라는 것을 국민들한테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 김 전 총리는 "제가 그런 국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잘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 전 총리가 '새정치'를 언급하자 정 의원은 "최근 안철수 의원과 민주당이 합쳤는데 많은 분이 보실 때 말로는 새정치 한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새정치는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며 "저희들이 이번에 경선과정에서부터 원칙과 상식에 맞고 합리적으로 하는 경선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 전 총리도 "새정치라는 단어가 좋은 말인데 지금은 조금 오염된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에 새정치 대신에 '바른정치'라는 말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번 해봤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좋은 말씀"이라며 동감을 표했다.
다소 무거운 얘기가 오가자 정 의원이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정 의원은 "어제 (김 전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서울이 대한민국의 심장'이라는 표현을 쓴 것을 봤다"며 "그 표현이 참 좋은데 그건 제가 2주일 전에 먼저 썼다"고 뼈있는 농담을 건넸다.
정 의원의 농담에 웃음을 터뜨린 김 전 총리는 "오래 전부터 항간에서 쓰는 말로 알고 있다"고 응수하면서도 "최근에 쓰셨다면 제가 우선권을 (드리겠다)"며 받아넘겼다.
이어 정 의원은 김 전 총리에게 "시간 되시면 제가 '소맥파티'로 귀국 환영회를 열도록 하겠다"며 "괜찮으시면 이혜훈 후보님도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김 전 총리는 "독일 가기 전에도 식사 대접받고, 지난 1월 독일 대십자공로훈장을 받을 때도 축하 화분을 보내주셨으니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제가 모시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공개 회동 직후 이어진 비공개 회담에서 정 의원 측은 권역별 순회 경선의 부작용을 지적했고, 김 전 총리 측은 많은 사람들이 투표에 참여해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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