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원형 수조 안에 튜브와 공 등 장난감이 떠다닌다. 
'푸우' 하는 숨소리가 들렸다. 희고 매끈한 몸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2일 찾은 강원도 강릉시 강릉원주대 해양생물연구교육센터. 돔 모양의 간이 건물 안 좁은 수조에 흰고래(벨루가) 3마리가 있다. 원래 수온이 찬 북극지방에 사는 흰고래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이지만, 귀여운 모습에 재주가 많아 최근 전시용으로 주목받고 있다. 3개의 관을 통해 동해에서 끌어올린 바닷물이 수조로 콸콸 쏟아졌다. 냉각기와 에어컨이 쉬지 않고 돌았다.

흰고래는 이미 '순치'된 듯했다. 이름은 멜리(7살·수컷), 멜라(3살·암컷), 멜로(3살·수컷)다. 수조 밖을 청소하는 사육사 앞에서 종종 몸을 수직으로 세우고 얼굴을 내미는 '스테이셔닝' 동작을 했다. '쇼'를 하는 고래의 전형적인 몸짓이다. 고래를 러시아에서 사들여온 곳은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이다. 흰고래들이 이렇게 임시 수조에 머문 지 1년4개월이 됐다. (중략) 


강릉/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영상 : 동물자유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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