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독일으로 출국하는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0일 동아시아미래재단의 신년회에 참석했다. 그는 이날 대선 패배에 대해 '내 탓이오'를 외치며 스스로를 질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상임고문은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이날 신년회에서 대선패배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당부를 전했다. 동아시아미래재단은 그의 싱크탱크 역할을 했던 곳이다.

그는 "국민의 뜻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 것에 깊이 머리 숙인다"며 "대선패배의 책임을 놓고 서로의 탓으로 미루며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각자 위치에서 가슴을 치며 '내탓이오'를 외쳐야 한다"며 "탓을 돌려서도 안 되지만 지난일을 무조건 덮고 단합을 외치는 것도 옳은 자세는 아니다"고 밝혔다.

또 "혁신과 쇄신이 계파간 싸움의 구호로 전락해서는 안 되고 정체성과 선명성이 국민의 삶과 무관한 주도권 쟁투 도구로 이용돼서도 안 된다"며 친노와 비노 세력간의 갈등을 넘어설 것을 주문했다.

박 당선인에 대해선 "중소기업부터 찾고 민생정부를 지향하겠다는 자세는 칭찬받을 일이다"며 "잘하는 일에 대한 칭찬과 격려에 인색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대선결과에 많은 국민이 좌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인수위 출범과정에서 보인 모습에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 이후 5명의 노동자가 스스로 세상을 하직했고 추운 바람에 철탑 농성하는 노동자들의 절규가 이어지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가 진정으로 국민과 소통하고 함께하는 정치를 펴나갈 수 있을까, 국민대통합이 구색으로 그치지 않을까하는 염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에도 손 상임고문은 "지금은 아직 다음 정권 교체를 말할 때가 아니다"며 "국민과 나라를 위해 박근혜 정부가 잘해주길 축원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손 상임고문은 자신의 대선 슬로건이었던 '저녁이 있는 삶'을 계속해서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녁이 있는 삶'에 대해 "너무 일찍 내놓은 미래가치, 내용을 충분히 채우지 못한 설익은 구호였는지도 모른다"면서도 "그러나 떳떳하게 일하고 당당하게 누릴 수 있는 사회, 일 마치고 식탁에 앉아 웃음꽃 피울 수 있는 사회에 대한 꿈은 곧 다가올 미래상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우리도 저녁이 있는 삶을 즐길 수 있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사회를 준비할 때가 됐다"며 "독일과 유럽에서 성찰과 모색의 시간을 가지며 '저녁이 있는 삶'의 내용을 충실히 채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여한 민주통합당 관계자들의 축사는 신년회에 참석한 300여명 지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신학용 의원은 "독일에서 대통령이 되는 비결을 공부해 오셨으면 한다"고 말해 손 고문을 미소짓게 했다.

오제세 의원은 "이 자리에 오신 여러분들은 아마도 5년 후에 대통령직 인수위 신년하례 하시기 위해서 온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유정 전 의원은 손 상임고문을 향해 "독일에서 맥주, 소시지 드시면서 좋은 구상 하시라"며 "제가 '베를린 구상'으로 이름을 지었다"고 말했다.

손 상임고문은 오는 15일 독일로 출국한다. 6개월 간 베를린에 머물면서 독일 사민당의 싱크탱크인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의 후원을 받아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연구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Posted by '하늘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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