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는 여성빈곤과 폭력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28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이 들어선 서울 종로구 한국금융연수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여성 관련 공약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

이날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첫 여성대통령'은 '빈곤의 여성화'를 양산하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들, 특히 노동과 복지 영역에서의 차별적 구조를 해소하는 데 최우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평등한 복지 시스템 구축을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사회안전망에서 배제되지 않는 성평등 복지국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수의 여성들이 심각하게 느끼는 것이 바로 '여성폭력'의 문제다"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여성폭력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통합적 인권교육 의무적 실시 등 폭력예방과 사회적 인식의 개선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미혁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박 당선인의 부실한 여성정책을 지적하고 MB정부가 후퇴시킨 여성정책을 박 당선인이 되돌려 줄 것을 당부했다.

권 대표는 "기존의 정치권과는 다른 새로운 여성적인 리더십을 보여줄거라는 기대 속에서 대한민국 사상 처음으로 여성대통령이 당선됐지만 실제 박 당선자의 여성공약은 빈약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여성정책을 굉장히 후퇴시켰다"며 "그 여파가 5년 동안 아주 커 세계 10위권 내에 드는 경제대국임에도 성평등지수가 108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당선자가 대통령이 되면 이와 같은 전철을 밟지 말고 지금까지의 잘잘못을 가려서 여성정책을 잘 추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백미순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여성폭력 문제에 대한 박 당선인의 부족한 이해를 꼬집었다.

그는 "박 당선자의 여성폭력 관련공약은 안전문제에 집중이 돼 있고 그 주 내용은 성범죄자에 대한 것이다"며 "성범죄와 관련된 문제만 여성안전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당선자가 여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여성폭력에 대한 개념정립부터 분명하게 해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백 소장은 또 "치안을 강화한다고 해서 여성폭력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여성노동분야의 발언자로 나선 정미순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여성노동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여성대통령으로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남녀 임금격차가 OECD 1위로 여성들이 남성들의 39%나 덜 받고 있다"며 "남녀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여성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후 여성정책 방향에 대한 제언과 박 당선인의 공약에 대한 세부 제안을 담은 의견서를 인수위에 전달했다.

Posted by '하늘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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