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용산참사 4주기가 돌아오는 가운데 용산참사 4주기 범국민추모위원회(이하 추모위)는 7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들어선 서울 종로구 한국 금융연수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에게 이같이 당부했다.

추모위는 이날 "국민대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박근혜 당선자가 지금까지 용산참사에 대해 단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는 것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박 당선자가 국민통합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위로의 말 몇 마디가 아니라 용산참사의 해결에서부터 국민대통합의 의지를 분명히 하라"고 말했다.

이날 이들은 박 당선자에게 △용산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정부 조사위원회의 설치 △구속 철거민들의 즉각적인 사면 △또 다른 용산참사의 재발을 막기 위한 강제퇴거금지법 제정 등 재발방지 대책수립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네 명의 용산참사 유가족이 참여해 자신들의 심경을 전했다.

유가족 대표 발언자로 나선 전재숙씨는 "저희들이 (박 당선인과) 면담을 해달라고 외치고 또 외쳤는데 눈과 귀를 막고 있다"며 "이게 무슨 대한민국의 통합이냐"고 말했다.

이어 "저희들이 요구하는 책임자 처벌과 구속자 석방을 해야 한다"며 "구속자들은 무슨 죄가 있어 4년씩 거기서 추운 겨울을 나고 있냐"고 말했다.

유영숙씨는 "무엇이 그렇게 두려워서 공권력으로 저희를 감추려 하냐"고 물으며 "이것은 자기들이 내놓고 우리가 사람을 죽였다는 것을 공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주장했다.

이날 연수원 정문 옆 비좁은 인도 위에 모여있던 추모위 측은 기자회견 장소를 놓고 경찰과 마찰을 빚었다. 결국 정문 맞은편 보다 넓은 공간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할 수 있었지만 이 마찰 때문인지 유가족들은 4년 전 공권력의 공포를 떠올리는 듯 했다.

권명숙씨는 "국민이라면 어느 누구든지 자신의 삶을 주장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며 "그런데 우리가 왜 여기서 제지를 받고 서야 하냐"고 분노했다.

김영덕씨는 "항상 이 자리에 나올 때마다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며 "왜 이렇게 공권력에 둘러싸여 싸워야 하냐"고 말했다.

이어 "2009년 참사가 일어났던 그날을 상상하며 이 공권력을 보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며 "그런데 오늘 또 이렇게 공권력에 휩싸여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추모위는 인수위 행정실 관계자를 만나 박 당선인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하지만 관계자는 "요청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전달하겠지만 추후 일정 관련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추모위는 박 당선인과의 면담이 성사될 때까지 인수위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1인 시위는 8~18일, 주말을 제외하고 오전 11시30분에서 오후 4시까지 진행된다.

이밖에도 추모위는 추모주간인 오는 14~20일 동안 다양한 행사와 집회를 진행한다.

16일 오후 7시에는 조계사 불교역사문화회관에서 김미화씨의 사회로 추모콘서트를 연다.

19일 오후 3시에는 서울역광장에서 '용산 4주기 범국민 추모대회'를 열고 20일 낮 12시에는 용산참사 유족 등 관계자들이 모여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 열사묘역을 참배할 예정이다

Posted by '하늘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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