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남영동 1985'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불편한 진실'이다. 

사실적인 고문 묘사에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하고, 스크린에 비춰진 모습이 1980년대의 진실이라는 데 가슴이 먹먹해진다.

'부러진 화살'의 정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남영동 1985는 전두환 군사독재가 절정에 달했던 1985년 '공포의 대명사'로 불리던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실제로 벌어진 22일간의 잔인한 기록을 담은 영화다.

고(故)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자전적 수기가 영화의 바탕이다.

지난 5일 열린 언론 시사회에서 정지영 감독은 "무겁고 어둡지만 되도록 많은 국민이 봐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밝혔다.

정지영 감독은 "많은 국민이 같이 아파하고 슬퍼하면서 현실과 미래를 검증하는 영화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 감독은 "아픈 과거사의 한 단면을 들춰낸 영화인 만큼 국민 반응 등을 통해 이번 대선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다"는 과감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영화는 김근태 전 고문의 생애가 아닌 고문 그 자체에 집중한다.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고문 묘사가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그로 인해 인간이 파괴되는 과정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아주 사실적이어서 고문을 당하는 '김종태'가 한없이 가엽고, 고문을 가하는 '이두한'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분노가 치민다.

민주화운동청년연합 전 의장으로 박정희, 전두환 군사독재에 저항한 민주투사 김종태 역을 맡은 박원상은 "고문신은 정말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박원상은 "고문을 당하는 고통이 관객에게 최대한 실감나게 전달되도록 하기 위한 방법은 내 자신이 최선을 다해 버티는 것이었다"며 "촬영하는 동안 고문 가해자를 연기한 이경영, 이천희 등이 실제로 미워지더라"는 말로 연기의 고통(?)을 설명했다. 

'희대의 고문기술자' 이근안을 묘사한 '이두한' 역의 이경영은 더없이 악랄하고 냉혈한 인간으로 변모했다.

이경영 역시 "연기할 때는 미처 몰랐는데 나중에 영화를 보니 영화에게 미안하고, 관객들에게 미안하고, 박원상에게 미안했다"고 사과할 정도로, 섬뜩할 만큼 사실적인 고문 가해자 연기에 몰입했다. 

전 국민의 숨소리까지 검열하는 군사독재가 기승을 부리던 1985년의 9월 4일,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 515호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참혹하지만,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결코 지워져서는 안 될 22일 동안의 기록이 오는 22일 스크린에서 펼쳐진다.



Posted by '하늘사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