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리더십 국가지만 갈 길 멀어" 민주노총, 여성의 날 주간 선포

민주노총 여성위원회를 비롯해 9개 단체로 구성된 '105주년 3·8여성의 날 공동기획단'은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8일 세계여성의 날까지 1주간을 여성의 날 주간으로 선포했다.

공동기획단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여성도 한 명의 노동자로 행복하게 노동하고 내 몸에 대한 결정을 여성 스스로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여성노동자 1378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성대통령에 대한 기대도'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여성 대통령에 대한 기대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50.1％가 '매우 기대한다','약간 기대한다'고 답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기대도는 비교적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노총은 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시간제 일자리 노동자 처우 개선과 여성 관리자 육성을 핵심 공약으로 발표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했다. 

높은 기대 만큼 원활한 사회 생활을 위해 정부에 원하는 점도 많았다.

응답자들은 여성들이 사회활동을 원만하게 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대책으로 '출산 및 육아 관련 대책'(39.3％)을 꼽았고 '고용안정'(31.4％), '저임금 해소'(12.9％), '장시간 노동 해결'(9.7％)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보육 공공성 확보를 위해서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52.1％)과 '보육노동자 노동조건 개선'(25.6％)이 시급하다고 답했다.

공동기획단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준비된 여성대통령이라 외치며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은 셋째 아이 등록금 전액 지원과 아이돌보미 지원사업, 맞춤형 일자리 제공을 약속했지만 여성이 행복한 사회는 몇 가지 시혜적인 정책들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저임금·비정규직 맞춤형 일자리와 보육교사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공약을 이행하는 것은 여성노동자들을 위한다는 박 대통령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또한 공동기획단은 일터에서 벌어지고 있는 성차별 행태를 비난하며 보육교사들과 다산콜센터 직원들의 처우 개선 내용을 담은 요구안을 발표했다. 

요구안을 발표한 보육노조 조합원 정혜원 교사는"여태까지 시행돼온 돌봄서비스 지원 확대 과정에서 늘 보육노동자들의 권리 보장은 빠져있었다"면서 "보육은 여성이 짊어져야할 짐이 아닌 국가가 책임지고 사회가 함께 돌보는 진정한 사회적 돌봄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정부에 보육교사들의 노동권 보장과 보육예산 안정화를 요구했다. 

김하늬 희망연대 노조위원장은 "다산콜센터 직원들은 식사를 위해 자리를 뜨는 시간도 초단위로 기록돼 감시당하고 있다"며 "이들이 당하는 성희롱이나 직장 내 차별을 정부는 더 이상 수수방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공동기획단은 기자회견 후 '남녀간 임금격차', '성희롱·성폭력' 등 여성의 현실을 표현한 문구가 쓰인 탑을 쓰러뜨리고 '직장내 성희롱 근절', '평등한 복지' 등의 문구가 쓰인 탑을 다시 쌓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3월8일 세계여성의 날은 1908년 미국의 여성노동자들이 근로여성의 노동조건 개선과 여성의 지위향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을 기념하기 위해 1910년 독일의 노동운동 지도자 클라라 제트킨이 제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