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행동 "박근혜-문재인, 성소수자 정책 실망스러워"

성소수자들이 유력 대선후보인 박근혜, 문재인 후보의 성소수자 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후보를 상대로 실시했던 성소수자 인권 정책 질의에 대한 답변을 공개했다.

무지개행동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답변에 대해 "각 당의 규모와 책임성에 비춰 봤을 때 전반적으로 정책의 구체성이 없고 질문의 취지조차 잘못 이해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차별금지법에 대한 요구를 '사회 일각'으로 표현해 지적을 받았다.

차별금지법이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적 지향이나 성별, 연령, 인종, 피부색, 출신민족, 출신지역, 장애, 신체조건, 종교, 정치적 또는 종교적 의견, 혼인, 임신,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개인이나 집단을 차별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이다.

무지개행동에 따르면 박 후보는 차별금지법에 대해 "차별금지를 위해서는 좀 더 구체적인 개별 법률이 필요하다는 사회 일각의 요구를 잘 알고 있다"며 "향후 사회적 합의를 통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문 후보는 참여정부 당시 차별금지법 제정을 시도하면서 보였던 한계에 대한 평가와 대안이 없는 답변으로 비판 받았다.

문 후보는 무지개행동에 보낸 답변을 통해 "각종 차별의 문제에 근본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참여정부에서 추진됐던 차별금지법 제정을 다시 추진할 것이다"며 "차별금지법이 포괄적 인권 기본법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차별사유에 대한 금지를 최대한 담아내겠다"고 밝혔다.

장병권 동성애자인권연대 사무국장은 "한국은 법무부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지 않다"며 "UN 여성차별철폐위원회, UN 아동권리위원회 등 국제사회는 한국의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이 부분을 박근혜, 문재인 후보는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심상정 진보정의당 전 대선후보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후보는 합격점을 받았다.

장 사무국장은 "진보적 정책생산을 해왔던 역사, 성소수자 인권운동과의 연대활동을 통해 높은 이해수준을 보였으며 전반적으로 구체화된 정책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무지개행동은 성소수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달 간 정책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성소수자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집계된 정책은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뽑혔으며 뒤이어 동성 간 파트너십 법률 제정, 1인 가구와 비 혈연가구(동성커플 등)의 주거 정책 등이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