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지난해 8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을 찬양하는 내용의 '오빤 MB 스타일' 유튜브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도록 국정원 심리전단 파트장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 6차 공판(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규열 전 국정원 심리전단 3팀 5파트장은 해당 동영상을 지난해 8월 28일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 '추천박아라'라는 닉네임으로 올린 경위에 대해 "(윗선에서) 핸드폰으로 문자 메시지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도 해당 지시를 시인하며 "북한이나 종북 세력이 대통령에게 욕을 하거나 비방하는 선전선동이 있으니까 이런 동영상을 방어 심리전으로 삼으라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진술했다.


해당 동영상은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가수 싸이의 '오빤 강남 스타일'을 패러디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진 등을 합성하고 가사를 바꿔 만든 MB 찬양 동영상이다. 지난해 12월 14일 경찰이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김하영씨의 노트북에서 복구한 텍스트파일(.txt)에 동영상의 유튜브 주소가 적혀 있었는데, 이 주소의 영상은 현재 서비스 되지 않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도 여러 가지 변형 버전의 동영상이 인터넷에 돌아다니고 있다.


이 전 파트장은 "당시 북한이나 종북 세력들이 (퍼뜨리는) 'MB 쥐새끼', '쥐박이' 등 온갖 영상이 돌아다니길래, 그에 대한 반박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MB 쥐박이' 이런 글을 올리는 사람에 대해 종북세력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검사의 질문에 "통칭적으로 생각하면 오해를 일으킬 수도 있지만, 일부는 분명히 포함되어 있다"고 답했다.


다음은 공판 과정에서 이 내용에 대해 검사와 이 전 파트장 사이에 오간 일문일답이다.


- 증인(이규열 파트장)은 검찰 조사 시, 2012년 8월 28일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서 추천박아라 닉네임으로 '오빤 MB 스타일이라는 글이 장안의 화제구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경위에 대해 '핸드폰으로 지시가 내려왔다, 북한이나 종북 세력이 대통령에게 욕을 하거나 비방하는 선전선동이 있으니까 이런 동영상을 방어심리전으로 삼으라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진술했다. 맞는가.

"정확히는 문자 메시지가 왔다."


- '북한이나 종북 세력을 추적하기 위해 미끼로 올린 글은 아니지 않냐'는 검사의 질문에, '그건 그렇다, 솔직히 말하면 위에서 시키니까 기계적으로 올렸던 것이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대북 심리전을 위해 필요한 일이니까 시킨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렇게 진술했는데, 맞나.

"우리는 하달된 것을 올리고 반응을 보는 것이다. 당시 유튜브나 다른 사이트에서 북한이나 종북 세력들이 'MB 쥐새끼', '쥐박이' 등 온갖 동영상이 돌아다니길래, 이런 괜찮은 동영상이 있으니까 그걸 찾아 올려서 반박하라는 것으로 이해하고 올렸다."


- 질문의 핵심은, '이건 미끼글은 아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건 그렇죠'라고 답하지 않았냐는 것이다.

"미끼성도 있다고 봤는데, 검사가 그렇게 이야기하니까… 양면적이라고 봤다."


- 본인은 'MB는 쥐박이' 이런 글 올리는 사람들에 대해 종북 세력이라고 생각했나?

"그에 대해서는 통칭적으로 생각하면 오해를 일으킬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런 글을 올린 사람들의 과거 아이디 찾아보면 '천안함 폭침도 쥐박이 자작극이다'든지, 북한의 선전선동을 동일하게 주장하면서 북한을 옹호하는 글을 올리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그런 사람들이 모두 종북 세력은 아니지만, 일부는 분명히 포함돼 있다. 경계 나누기 어렵지만 분명히 있다."

Posted by '하늘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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