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청소노동자들이 생활임금 쟁취 노조탄압 중단 등을 촉구하며 파업과 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동국대 시설관리분회 소속인 노동자들은 생활임금 쟁취, 노조탄압 중단, 민주노조 사수 등의 요구를 내걸고 4일부터 파업에 돌입했고 13일 오전 6시부터는 쓰레기 분리장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지난 13일 낮에 찾은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학교 대운동장 한켠에 위치한 쓰레기 분리처리장은 학교에서 배출되는 온갖 쓰레기들이 모이는 곳이다. 이곳 분리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7명이 이날 아침부터 하던 일을 멈추고 농성을 시작한 것이다.

문제의 발단은 전체 9명이던 작업인원에서 2명이 일을 그만 두면서 생긴 결원을 보충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분리장에서 일하던 기존 9명 중 2명의 결원이 생겼고 사측이 인력보충에 비협조적이었다는 것이 노조측 주장이다. 인력 충원을 제때 하지 않고 한달 넘게 방치하던 사측이 자체 추천 인력 2명을 신규인원으로 채용하려 했고, 이에 노조측은 사측이 법정 단체협악을 위반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단체협약에는 노조가 추천한 인원을 신규채용하기로 되어 있는데, 이 단체협약을 어기고 업체 사장이 알고 있는 신규인원들을 채용했다는 것. 특히 노조측은 조합원들이 파업을 할 경우 신규인원을 동원해 이를 무력화 하려는 의도라고 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동국대에서도 홍익대 등과 마찬가지로 민주노조를 와해시키고자 어용노조를 앞세워 조합원들을 탈퇴시키려는 시도를 끊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 이번처럼 용역회사와 노동조합이 맺은 단체협약상의 신규인원에 대한 추천권을 무력화 시켜 결국 민주노조 죽이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대운동장 한켠에 위치한 쓰레기 분리장. 여기에는 청소노동자들이 휴식공간으로 쓰고 있는 컨테이너 박스가 있는데 이 안에서 60~70대 노동자들이 농성 중이었다.

이날 아침부터 점거농성에 동참한 노동자 최기준(만 67세)씨는 "2명의 결원이 생기고 인력이 7명으로 줄어 충원을 해야 일을 다 하는데 회사에선 한사람 뽑는데 한달 반 이상씩 걸려야 했다"며 "사측에 노동법 위반이고 사람을 뽑아도 우리가 뽑아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이러다 기존에 일하던 사람들 다 쫓겨나고 앞으로 회사가 자기 사람들을 심을거다 해서 4일 오후부터 파업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9명의 노동자가 농성에 돌입한 것과 동시에 주로 여성들이 대부분인 건물 청소용역 노동자들도 파업에 동참했다.

최씨와 동료들은 또 올해가 지나면 지금의 일자리마저 잃을까 걱정이다. 올해 나이가 만67세인데 이미 정년이 지났기 때문이다. 다행히 2년간 유예하기로 되어 있어 올해까지는 버텼지만 올해 말이면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이 만 65세 이상이라 최씨의 말처럼 70%는 포기하고 있고 30%는 그나마 기대를 걸고 있다.

최씨는 "나이먹은 사람들이 처리하는 쓰레기의 양은 같은데 당장 필요한 인력을 우리가 뽑으려고 하면 안된다고 하면서 사태가 이 지경까지 왔다"고 말했다.

최씨는 "농성은 협상이 이뤄 질 때까지 할 것"이라며 "단협에 따른 인력충원이 안되면 농성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사측은 계속해서 자기 사람을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Posted by '하늘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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