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공지영이 장편소설 '도가니' 이후 5년 만에 장편소설 '높고 푸른 사다리'를 들고 독자 곁을 찾아왔다.

공지영은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초청 강연회에서 "'높고 푸른 사다리' 교정을 보면서 세 번 울었다"며 "누군가 '이번 소설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으면 '나는 이런 소설이 참 좋아'라고 답한다"고 말해 새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소설을 '산'에 비유하며 "'도가니'가 악산(嶽山)이었다면 이번 '높고 푸른 사다리'는 지리산의 아무도 가지 않은 계곡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아기자기하게 시냇물도 졸졸 흐르고 서늘하면서도 따뜻한 아주 낮은 산이다"라고 설명했다.

'높고 푸른 사다리'는 젊은 수사(修士)의 사랑과 방황을 그렸다. 주인공 요한은 '고통', '존재 이유', '사랑'에 대한 질문을 하며 성장해 나간다.

공지영은 "우리 고유의 언어로 얘기하면 음덕(남몰래 하는 덕행)이랄까. 우리는 알 수 없지만 우리를 위해 평생을 헌신했던 사람들이 존재했다는 것을 생각하니 세상이 다르게 느껴졌다"고 소설을 쓰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이 세상의 모든 생명들이 다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 이웃의 환멸만으로 절망할 일이 아니다. 이런 생각들이 2012년의 절망을 거두고 일어나게 했다"고 덧붙였다.

그가 말하는 '2012년의 절망'은 공개 지지했던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의 패배에서 비롯된 절망으로 풀이된다.

26년째 작가의 길을 걷고 있는 공지영은 "26년 동안 일을 하면 달인이 된다. 가령 박사나 연구원은 26년 동안 연구하면 관련 정보가 쌓이지만 창작의 분야는 달인이 없다"고 입을 뗐다.

이어 "작가는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이라는 표현을 쓰면 다시는 자신의 책에 그 표현을 쓸 수가 없다. '자기 표절'이 되기 때문이다"라며 "더 새로운 표현을 찾기 위해 머리가 터질 것 같다. 표현은 점점 좁아지고 감수성은 점점 메말라간다"고 작가로서 겪는 어려움을 밝혔다.

공지영은 자신의 책을 읽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더 좋은 작품을 만드는 데 힘쓴다고 밝혔다.

그는 "1만3000원이나 주고 책을 사는 게 결코 쉬운 행위는 아니다"며 "내 책을 믿고 사주는 독자들에게 다른 서비스를 제공해주기 위해 많은 양의 책을 읽는다. 결국엔 책 속에서 책이 나온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8일 출간한 '높고 푸른 사다리'는 현재 서점가에서 강세를 보이며 베스트셀러 6위에 올랐다.

Posted by '하늘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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