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부채가 많은 12개 공기업의 부채는 2007년 186.9조원에서 2012년 412.3조원으로 225.5조원이 늘어났다. 

이 가운데 금융부채는 같은 기간 136조원에서 305.2조원으로 169.2조원이 증가했다.

금융부채는 이자가 발생하는 외부차입금으로, 정기적으로 상환날짜가 도래하므로 국가재정에 직접적인 부담을 줄 수 있어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부채다.

문제는 이 금융부채 증가분 가운데 71%는 공기업 자체사업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인 2009년 8월 27일 당시 국토해양부는 2012년까지 수도권에 서민용 주택 60만 가구를 짓겠다는 이른바 보금자리주택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경기도 시흥시와 광명시 경계 지역에 여의도 면적 6배가 넘는 그린벨트에 9만 5천 가구가 입주할 분당 신도시급 주택지구건설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이 사업은 현재 올 스톱 됐다.

반경 10km 이내에 9만 가구의 공급이 이미 예정돼 있었던 데다 23조 6천 억 원에 이르는 사업비 마련도 걸림돌로 작용한 때문이다.

LH 광명시흥사업본부 문희구 차장은 "수요에 비해 지구 면적 자체가 큰 부분도 있고, LH 부채 문제도 있고, 부동산경기도 안 좋고 해서 사업 지구로 지정받은 지 3년이 경과했지만 아직 사업을 본격적으로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재무역량을 고려한 재원확보 계획이나 시장여건, 수용타당성, 투자 및 공급 회수계획 등 사업투자타당성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 없이 경영투자심사위원회 심의마저 모두 생략한 채 사업을 추진한 결과"라고 평가한 바 있다.

결국 LH로서는 그 동안 이 사업에 투입한 155억 원만 묶이고 말았다. 12억 7천 만 원의 이자를 낭비한 것은 물론이다.

삼성전자는 재작년 23조 8천 억 원의 당기 순이익을 냈으면서도 전기료 1500억원을 감면받았다.

정부가 '산업용고압' 전기 요금을 원가보다 낮게 책정한 덕에 일본의 기업들이 내는 수준의 56%를 할인받은 것이다.

이런 식으로 최근 3년간 대기업 20곳이 할인받은 전기요금은 2조 731억원. 반면 한전은 7조 3천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 전기요금을 5.4% 올린데 이어 추가 인상을 검토중이다.

정부가 대기업에 혜택을 주느라 많은 희생을 유발시킨 것이다.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우지 않고 국민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해서는 곤란하다.

공공요금 인상을 검토하기 전에 국가 재정정책을 바꿔야한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사회공공연구소 김철 연구위원은 "공공요금 인상이 국민 부담으로 직결되는 부분을 최소화하려면 원가보다 낮게 책정돼서 그 동안 이득 얻었던 사람이 뱉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 일괄적으로 공공요금을 인상할 것이 아니라 각 분야마다 어떤 쪽에서 원가보상으로 혜택을 봤는지 먼저 따져본 뒤 거기에 맞게 요금을 현실화 해야한다"고 말했다.



Posted by '하늘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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