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혜화동성당 15m 높이 종탑 옥상에서 202일째 고공농성을 벌여온 오수영(39) 재능교육지부 위원장 직무대행과 여민희(40) 조합원이 26일 오후 3시 농성을 해제했다.
동료 노조원들이 준비한 꽃다발과 고공농성해제를 기념해 '202' 초를 꽂은 케이크를 받으며 두 사람은 연신 눈물을 훔쳤다.
이들은 "웃으며 내려오게 돼 너무 기쁘다"라며 밝은 미소를 보였다.
곧이서 오 직무대행과 여 조합원은 성당 맞은편에 있는 서울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으로 이동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황창훈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위원장 직무대행은 투쟁 및 잠정합의안을 보고하며 사측과의 합의문을 낭독했다.
합의문에는 '2008년 해지한 단체협약을 원상회복한다', '해지교사 11명 전원을 즉시 복귀시킨다', '생활안정지원금 및 노사협력기금으로 2억2000만원을 지급한다'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어 노동당, 민주노총, 서부비정규노동센터 등이 연대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용길 노동당 대표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앞으로도 함께 투쟁할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희성 통합진보당 최고위원은 "(재능사태처럼) 비정규직, 특수고용노동자이기에 발생하는 불합리한 일들이 앞으로는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수영 직무대행은 "노조와 사측의 합의문은 2076일간 하루하루 쌓아올린 상처와 분노, 연대와 투쟁의 결과물"이라며 "합의서의 부족한 부분은 앞으로 현장에서 재능교육 선생님들과 함께 채워가겠다"고 말했다.
여민희 조합원은 "앞으로 저희 같은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부탁드리며 더 이상의 고공농성자가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며 울먹였다.
이어 두 사람을 비롯한 노조원들은 사옥 회의실에서 사측과 함께한 자리에서 19일부터 23일까지 협의 끝에 도출한 합의안에 서명했다.
그러나 당초 노조가 요구해온 월 순증수수료와 월회비정산제도 등은 복귀 후 논의하기로 해 여전히 갈등상황이 깨끗이 마무리 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재능노조는 지난 2007년 12월21일부터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장기간 농성을 벌여왔다. 26일 농성을 해제해 재능교육 사태는 2076일만에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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