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대안미디어 가능성 폭발해…미래 버전 나꼼수 두고도 설왕설래
인천에 사는 김현지씨(31)는 '나는꼼수다(나꼼수)'를 듣기 시작하면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지상파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흥미진진한 뉴스가 나오고 기성 권력을 적나라하게 비판하는 진행자들의 욕설은 '시원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정도였다.
특히 나꼼수 멤버인 정봉주 전 의원에게 ‘꽂혔던’ K씨는 정봉주 전 의원이 명예훼손 혐의로 수감되고 난 이후에는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의 오프라인 모임까지 나가게 됐다. 커피 체인점에서 매니저를 하고 있는 김씨는 휴일에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정치적 의견을 교환하고 집회까지 나오는 열혈 회원이 됐다.
B씨(30)는 나꼼수를 오락을 뛰어넘어 사회를 바로 볼 수 있는 유일한 창구로 보고 있다. 기성 미디어가 보도하는 뉴스는 항상 사실인지 의심하기 시작한 것도 나꼼수를 들은 이후 생겨난 버릇이다. 주로 정치적인 문제를 짚었던 나꼼수에 심취했지만 지금은 우리나라 현대사에 대한 궁금증이 일면서 왜곡된 현대사를 바로잡자는 취지로 방송 중인 팟캐스트 <그것이 알기 싫다>를 듣고 있다.
2012년 한해 팟캐스트 나꼼수가 만들어낸 열풍의 모습이다. 나꼼수는 지난 4월 방송을 시작하면서 20대 남녀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30~40대 직장인, 50대 장년층까지 끌어들이면서 천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다운로드를 받아 듣는 해적판 방송의 ‘왕중왕’이 됐다. 혹자는 나꼼수 그 자체가 '권력'이 됐다는 평가를 내놓았고 결과적으로 영향력 있는 미디어 중 하나가 됐다. 그리고 지난 18일 71회를 끝으로 작별인사를 고한 나꼼수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잡스 졸라 땡큐”
'가카 헌정방송' 나꼼수는 스마트폰 시대 팟캐스트라는 기술적 기반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김어준 총수가 방송에서 '잡스 졸라 땡큐'라는 말을 헌사했듯이 스마트폰 시대 애플에서 내놓은 팟캐스트라는 플랫폼은 마치 나꼼수를 위한 새로운 미디어 채널인 것처럼 딱 달라붙은 옷이 됐다. 팟캐스트라는 날개를 단 나꼼수는 '정치적 코미디'라는 콘텐츠를 청취자들을 공략하는 강력한 무기로 장착했다.
나꼼수는 방송 시작 석달 만에 수백만의 청취자를 확보하면서 웬만한 기성 미디어 보다 높은 영향력을 발휘했다. 수십만명이 동시에 콘텐츠를 다운로드를 받는 등 세계적으로도 팟캐스트 열풍의 선봉에 섰다. 나꼼수의 성공 요인은 기술적 변화의 틈새 시장을 비집고 들어가 대중의 욕구를 반영한 콘텐츠의 결합에 있다는 데 이견은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꼼수의 출현을 앞당긴 것은 사회정치적 배경에 있다. 기성 언론들이 편향된 뉴스를 스스럼없이 보도하는 모습이 잦아지고 이명박 정부 시대 대중 심리와 괴리된 권력과 기득권에 대한 염증이 폭발하면서 대안미디어로서 나꼼수가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김재영 교수(충남대 언론정보학과)는 "90년대말 오마이뉴스가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인터넷 신문 열풍을 일으켜 기존 저널리즘의 공백이 생겼는데 나꼼수 열풍도 공영방송이 관변화되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이 같은 틈새를 파고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꼼수는 특히 방송에서 제기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는 등 기존 미디어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향력이 극대화됐다. 디도스 공격과 새누리당 알바 댓글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나꼼수 팀원이 떴다하면 수천명이 모이는 집회로 발전하고 카폐까지 만들어 공개 라디오를 진행해 수백명이 몰린 것도 나꼼수가 만들어낸 독특한 현상이다.
역으로 기성 미디어에서는 나꼼수가 만들어낸 뉴스가 아무리 파급력이 크더라도 이를 경계하면서 보도를 하지 않는 경향성마저 나타냈다. 반면 케이블 TV 프로그램은 정치 풍자 및 해학적인 나꼼수의 오락 요소를 대폭 수용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tvN SNL의 ‘여의도 텔레토비’의 경우 팟캐스트의 오락 요소를 끌어들인 것으로 평가를 받는다.
나꼼수의 출현은 또한 탈정치화로 낙인이 찍힌 20~30대의 정치적 관심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다. 이번 대선에서 20~30대 투표율이 65~72%로 나온 것도 나꼼수의 영향이라고 보는 분석이 많다.
▲ ‘나는 꼼수다’ 주진우, 김용민, 김어준 씨가 지난 8일 서울시청 광장 인근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과 손수조 후보의 ‘카퍼레이드’를 패러디한 ‘3두 노출’ 퍼포먼스를 끝내고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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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꼼수가 찻잔 속 태풍이라고?
나꼼수의 한계도 분명하다. 애초부터 나꼼수는 '가카 헌정방송'을 모토로 내걸었다. 노무현 정부에 비해 눈에 띨 정도로 이명박 정부가 권위주의적 모습을 보이고 사람들을 옥죄는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반감으로 나온 방송이기 때문에 편향적일 수밖에 없다.
나꼼수가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사회 변혁 도구로서 역부족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최영일 문화평론가는 ‘찻잔 속 태풍’이란 말로 나꼼수의 한계를 평가했다. 최 평론가는 "기성 미디어가 구조주의적 미디어인 반면 나꼼수는 생태주의적 미디어로서 사회 변혁을 위한 강력한 미디어 도구로 기대했지만 선거 결과를 보면 실패한 것"이라며 "향후 구조주의적 미디어와 생태미디어를 어떻게 융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꼼수의 음모론 중심의 시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컸다. 다만, 나꼼수가 처음부터 음모론을 정체성으로 삼았고, 나꼼수의 영향력이 크다보니 대안미디어 이상의 역할을 요구하면서 부작용이 나타난 게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택광 교수(경희대 문화인류학과)는 "나꼼수에 형식적 한계 이상을 요구하면서 보도형식으로 변해버렸다"면서 "최초 정치적 코미디라는 정체성이 모호해지면서 역공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고, 나꼼수 팀도 이를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과 가치의 문제를 혼재시키는 현상도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사실을 제기하면 옳은 것인지 묻는 일종의 ‘물타기 수법’으로 특정 계층의 이해관계를 대변해 '선동방송'이라는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면서 보편적 이슈를 생산해내지 못하고 중간 부동층에 대한 호소력을 스스로 잃어버리는 우를 범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김재영 교수는 나꼼수에 전통적 의미의 저널리즘을 잣대로 들이댈 필요가 없다면서 "어느 언론도 모든 것이 완벽한 저널리즘이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기존 언론들이 제대로 짚지 못한 부분을 확산시키면서 사람들에게 회자된 측면을 성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나꼼수 열풍에 기댄 정치권의 행태는 또 다른 문제다. 지난 총선에서 야당 정치인들은 콘텐츠 만들기에 주력하기 보다 대중적 인기를 확인하기 위해 나꼼수에 출연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기존 정치 활동보다 미디어에 묻어가려는 '꼼수'를 부리면서 결과적으로 정치 영역의 활동이 축소가 돼버린 것이다.
‘나꼼수 어록’ 기억하시나요? “가카”와 함께 방송 중단한 나꼼수가 남긴 말, 그리고 ‘BBK 실소유주 협찬’ 소송정보 <나는꼼수다> 멤버들은 그동안 수많은 어록과 진실을 남겼다. 지난해 4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정봉주 전 의원이 팟캐스트방송이라는 미디어를 선택한 이유다. 이후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합류하면서 토크에 취재가 더해졌다. 이들은 “화장실에 일보다 이상하다 싶은 일”에 대해 수다를 떤다고 했지만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그만큼 위험도 뒤따랐다. 미디어오늘이 그들이 남긴 대표적인 어록과 소송현황을 정리했다. △“전지적 가카 시점”=이명박 대통령이 국가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고 있다면서 ‘공기업 민영화’ 등 이 정부의 정책을 이 대통령의 시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말.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즐겨 사용하는 “불법은 섬세하고 성실하다”, “가카는 절대 그럴 분이 아니다”라는 말과 호응한다. △“잘나서 뜨는 것이 아니라 언론이 제 목소리를 못 내니까 우리가 뜨는 것이다.”=정봉주 전 의원은 <나는꼼수다>의 폭발적인 인기 비결을 ‘왜곡된 언론지형’에서 찾았다. <나꼼수>는 주류언론이 다루지 않는 이슈들, 수면 아래 있던 문제를 다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추가 취재하는 언론은 거의 없었다. △“전문가 얘기를 들어봤는데 자원외교는 거의 ‘자위외교’라 생각하더라. 마일리지 적립 이상의 효과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이명박 정부가 ‘치적’으로 내세우는 자원외교 성과는 부풀려지거나 실체가 아예 없다는 것을 지적한 주진우 기자의 말. 종합편성채널 등도 추후 보도해 이를 보도하기도 했다. △“어떤 이들은 (나꼼수가) 선동이라고 하는데 맞다. 선동이다. 그런데 그 선동은 나꼼수가 이야기하는 특정 주장을 선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주장을 해도 된다는 태도를 선동하는 것이다.”=<나는꼼수다>는 지금껏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정권교체를 위해 뛰었다. 김어준 총수는 지난 서울시장 재보선(박원순 vs. 나경원)을 ‘역사상 가장 일찍 시작한 대선’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총수는 나꼼수가 던지는 메시지는 ‘정치적 편향성’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언제나 당신 곁에 BBK 실소유주 협찬 57분 소송정보입니다.”=편파적이고 용감한 만큼 소송도 잇따랐다. 그러나 이들은 방송에서 ‘패소하지 않을 자신감’을 내세웠다. 실제 이들이 소송에서 진 사례는 없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주진우 시사인 기자, 김용민 PD에게는 10건 이상의 송사가 진행 중이다. 이들은 ‘박근혜 억대 굿판’, ‘박근혜 조카 살인사건’ 등으로 박근혜 당선자, 동생 지만씨, 새누리당·선관위·국정원 등으로부터 고발당했다. 소송이 가장 적은 김용민 PD도 트위터에 박근혜 후보와 사이비종교, 신천지와 관계를 언급하는 멘션을 올렸다 새누리당 등으로부터 고소를 당한 상황이다. 총 10건이 넘는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된 ‘새누리당 오피스텔 불법선거운동’ 사건 폭로로 <나꼼수> 멤버들은 연이어 고소를 당했다. 이들은 윤정훈 목사가 ‘국정원 연결’을 언급하는 대화내용을 방송에 그대로 내보내면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국정원은 허위사실로 인한 명예훼손으로 이들을 고발했다.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도 ‘변 대표 사무실에 알바가 있다’는 윤 목사의 발언을 전한 나꼼수 멤버들을 고소했다. 박장준 기자 weshe@ |
나꼼수 이후 버전은 성공할까?
이명박 정부 이후 나꼼수 버전 발전 모델에 대한 말들도 많아지고 있다. 워낙 영향력이 컸던 만큼 기대심리가 큰 탓이다. 미디어협동조합에 의한 가칭 ‘국민TV방송’이 그것이다. 대선 이후 대안언론에 대한 국민들의 열기가 높아지면서 국민TV 만들기 운동도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국민TV는 대안미디어가 아닌 기성 언론권에 진입해 판을 흔들어놓겠다는 것이어서 나꼼수 때와는 달리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진입 장벽이 높을 뿐만 아니라 광고 수익이 나지 않으면 적자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골방 토크’였던 나꼼수가 법적 제재를 받지 않는 반면 방송 사업은 인허가 문제가 걸려 있다. 무엇보다 나꼼수는 적은 비용으로 방송을 흔들 만큼 큰 효과를 거뒀는데 나꼼수의 방송 버전이 투자 비용에 비해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최영일 평론가는"국민TV가 만들어진다고 해도 너무 많은 규제 때문에 권력에서 교묘하게 활용해 팔, 다리를 자를 수 있다"면서 "오랜 시간 싸울 각오를 해야 하고 향후 법적 투쟁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TV는 제도권에 진입해 기성 구조의 판까지 뒤흔들고 안착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는 것이다.
이택광 교수도 "물리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기존의 방송 소비행태가 바뀌었다. 차라리 문화콘텐츠 진흥원과 같이 대안적인 재단을 만들어서 방송인과 다큐멘터리 작가 등을 지원하는 형태가 타당하다"고 말했다.
국민TV가 오히려 진보 세력의 확장성 측면에서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대선에서 초결집한 한국 사회의 보수 세력를 봤을 때 진영 논리에 갇힐 가능성이 큰 국민TV가 보수의 결집을 오히려 강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김재영 교수는 "진보 세력이 자기 확장성을 가져야 하는데 국민TV는 자기 진영 안에서 열광층을 만드는 방식이 될 수 있다"면서 "공영방송을 제대로 만드는 것이 현실적인 여건 속에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용민 PD는 “공영방송에 대한 애정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구조에서 공영방송 구성원이 정론 보도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공영방송의 회복을 기대하는 흐름과 별도로 새로운 (운동)트랙을 만들어야 한다”고 국민TV 설립 배경을 강조했다.
나꼼수 현상, “울분 대변해준 고마움의 표시” [인터뷰] ‘나는 꼼수다’ 김용민 PD, “나꼼수 팬덤 비판 아쉬워” “우리들을 지지해준 분들은 우리가 이명박 정권에 실효적으로 맞서 싸우며 울분을 대변해 준 것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를 한 것이다.” <나는꼼수다>(이하 나꼼수) 김용민 PD는 지난 27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나꼼수에 대한 소회를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김 PD는 나꼼수 마지막회에서 눈물을 흘렸다. 함께 눈물을 훔쳤던 김어준은 말했다. “노무현이 자기 목숨을 던져서 한 시대를 끝내는 것을 보면서, 저희도 남은 모든 것을 걸고 뒤돌아보지 않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약속을 지켰습니다. 이제 저희들은 마이크를 내려놓겠습니다.” 김용민 PD는 나꼼수의 탄생 배경에 야당으로서 제 역할을 못한 민주당이 있었다고 했다. “이명박 정권에서 야당은 아무 존재감이 없었다. 정당의 공백이 커서 나꼼수가 힘을 얻었다. 민주당은 자기 당 의원(정봉주)이 당을 위해 싸우다 감옥에 가도 아무것도 못했다.” 김 PD는 “이렇게 의리와 신의 없는 민주당이 앞으로 집권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민주당은 국민의 절박함에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꼼수의 ‘권력화’ 비판에 대해선 “만날 미행당하고 고소고발 당하는 권력이 있나. 우린 집요한 견제와 비난을 받아왔다”며 억울한 점이 많다고 했다. 김 PD는 지난 4·11 총선출마가 나꼼수 권력화의 정점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현 정권은 정치인 정봉주를 출마시키지 않기 위해 감옥에 집어넣었다. 결국엔 정치적 동지인 내가 (정봉주 지역구에) 나가게 됐다. 나꼼수가 (항상) 필요했던 권력은 정권의 비리를 들춰내기 위한 정보접근권이었다.” 김 PD는 국회의원 당선이 됐다면 정보접근권을 제외한 국회의원의 모든 권한을 포기할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 '나는꼼수다' 김용민 PD 이치열 기자 truth710@ “우리를 욕하는 건 이해할 수 있다. 우리만 참 언론인인 것처럼, 대한민국의 기자는 주진우 밖에 없다는 식의 레토릭으로 오버하다 (그 동안) 오만하게 비춰진 면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팬덤이란 수사로 지지자를 특정 프레임에 가둬 나꼼수를 듣거나 좋아하면 촌스럽고 맹목적이고 광적인 사람처럼 매도했다.”그는 팬들이 붙여준 ‘F4’란 별명은 너무 부끄러웠지만 나꼼수 팬을 ‘팬덤 현상’으로 정의했던 언론에 대한 섭섭함이 더 컸다고 전했다. 김 PD는 “나꼼수 지지자들은 다들 관점이 있는 사람들이며 동시에 한겨레·오마이뉴스 등 진보언론의 독자들이었다”고 지적했다. 김 PD는 그러나 “진중권·이택광 등 나꼼수에 대한 지식인들의 비판에는 새겨들을 것이 있었다”고 말했으며, “나꼼수가 하나의 현상이 되었다면 성찰과 평가 같은 논의 자체는 좋은 것이고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정봉주는 출소 직후인 지난 25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나꼼수의) 유통기한이 끝났다. 그 사람들(김어준 주진우 김용민)이 또 다른 형태로 할지는 모르지만 나꼼수는 한시적으로 묶인 하우스 밴드(특정 장소에서 전속계약을 맺은 밴드)성격이었다”고 말했다. 김어준 주진우 김용민은 현재 미디어협동조합을 통한 가칭 ‘국민TV방송’을 준비 중이다. 김어준과 주진우는 22일 출국해 1월 중순까지 유럽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정철운 기자 pier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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