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캐나다 방문을 마치고 22일(현지시각) 저녁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에 도착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숙소로 정한 뉴욕 맨해튼에 있는 ‘아스토리아’ 호텔에 도착하는 순간 10여 명의 한인들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기습 시위를 벌였다.
약 10여 명의 한인들은 이날 오후 6시경 아스토리아 호텔 앞에 모여 있다가 박 대통령이 도착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듣고 세월호 희생자 영정과 ‘박근혜 퇴진(oust)’이 쓰인 포스터 및 피켓 등을 들고 일제히 호텔 정문 앞으로 향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호텔 정문을 향해 걸어가며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라” “수사권과 기소권을 보장하라” “세월호 은폐하는 박근혜는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자신을 도매업을 하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소개한 이 날 기습 시위에 참석한 브루스 리 씨는 “작금의 (조국의) 현실에 너무도 참담한 심정이라 시위에 나왔다”며 “박근혜 정권 등장 이후 오히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군사정권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라 일도 접어두고 거리로 나왔다”고 집회 참석 소감을 밝혔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들 한인들이 세월호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는 사이 경호상 이유로 호텔 다른 문을 통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 시위 참석자는 “무슨 죄가 많아 정문도 떳떳하게 이용하지 못하느냐”고 맹비난했다. 박 대통령이 호텔 안으로 들어간 이후 한국에서 온 경호 관계자 및 외교 관계자들이 속속 정문으로 도착했다. 이들은 한동안 한인들의 세월호 규탄 기습 시위를 지켜보기도 했다.
또한, 기습 시위를 정리하고 해산하는 과정에서 호텔 구석 쪽에서 미니버스에 탑승하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발견한 시위 참가자들은 영어로 “Shame on you!(부끄러워하라) 박근혜” “Sewol is tragedy!(세월호는 비극이다)” 등의 구호를 수차례 외쳤다. 윤 장관은 같은 한인 일행을 발견하고 처음엔 가벼운 웃음을 짓다가 갑자기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자 황급히 버스에 올라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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