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5.3] 시사만평

주간경향 '2판4판'
이정부 대 현정부 

 

이정부 아, 아! 감도 있습니까?

현정부 네. 조금 들립니다.

이정부 지금 이 배가 침몰하고 있습니다.

현정부 침몰하고 있다고요? 무슨 이유 때문에 침몰하고 있습니까?

이정부 비난 여론이 너무 거세어서 다른 이슈로 변침하려고 하는데….

현정부 거기 좌표를 불러주세요.

이정부 좌표라뇨?

현정부 위도와 경도를 불러달란 말입니다.

이정부 그거 모릅니다.

현정부 그럼 어디로 향하던 길인지 가르쳐 주세요.

이정부 선진국으로 가는 길입니다.

현정부 선장은 어디 갔나요?

이정부 선장은 지금 3인칭 화법을 써서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무조건 잘하라고 하고, 못하면 엄단하겠다고 하는데…. 자꾸 배가 가라앉네요. 빨리 구조해 주세요.

현정부 잠깐만요.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인데 혹시 공무원 아닙니까?

이정부 맞습니다.

현정부 잠깐만요…. 어어어!

이정부 왜 그러세요?

현정부 우리 배도 가라앉고 있어요!

이정부 그럼, 거기가 혹시 제일 위층에 있는 푸른실 아닌가요?

현정부 네. 맞습니다.

이정부 여기는 제일 밑층 해경실인데요. 우리는 같은 배를 타고 있나봐요.

그나저나 이제 어디로 구조전화를 해야 하지?

총체적 난국이다. 3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의 목숨이 경각에 달렸는데도 구조해야 할 당국은 혼선 중이었다. 대통령은 현 정부의 문제점을 혹독하게 비판했다. 이 정부는 박근혜 정부가 아닌 제3의 정부인 것 같다. 청와대 참모들의 발언은 더욱 기가 막힌다. 혹시 국민의 안전이 아니라 각하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경향'세상이야기'/ 김상민 화백

아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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