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박근혜 정부 1년이 지났을 뿐인데 많은 국민들께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실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굳은 얼굴로 연설에 나선 김 대표는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내걸었던 경제민주화와 복지 공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께서도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시대정신인 것을 아셨기에 경제민주화 공약과 복지 공약을 대선 공약의 맨 앞에 내세웠을 것"이라며 "그런데 연초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아예 '경제민주화'와 '복지' 같은 단어 자체가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이 대선후보 당시 내세운 각종 민생 공약들을 일일이 열거하며 이 모든 것들이 대부분 지켜지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오는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논란이 되고 있는 '기초지방선거에서의 정당공천 폐지'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지난 대선 때 정당공천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선거가 다가오면서 "위헌 가능성이 있다", "소수자의 지방의회 진출이 어려워진다" 등의 이유를 내세우며 이를 번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이를 지적하며 "정작 국민께 정당공천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한 당사자인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아직까지도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하고 계시다"면서 "그렇기에 '불통 대통령'이라는 지적이 나오게 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날 김한길 대표는 통일 문제에 관한 민주당의 입장도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흡수통일에 반대한다"면서 "흡수통일은 우리 사회가 감당하기 어려운 엄청난 비용과 혼란을 볼러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정권이 교체돼도 바뀌지 않을 한반도 평화통일 정책의 마련을 위한 초당파적이고 범국가적인 공론의 장을 제안한다"면서 "통일시대준비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여·야·정과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면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정치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꿈과 자유를 조금씩 저당 잡아 생긴 힘으로 무언가를 해내서 저당 잡은 것들보다 더 많이 되돌려 주는 일"이라는 자신의 첫 단편소설에 등장한 문구를 인용하면서 "민주당은 언제나 국민의 뜻에 순종하면서 국민과 함께 하겠다"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이날 김 대표의 연설에 새누리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김한길 대표가 공약 대부분이 파기되거나 후퇴됐다고 발언한 데 대해 "모두 지켰거나 적극 추진 중"이라면서 "기초연금법·장애인연금법·국민기초생활보장법 등을 지난해 처리하려 했으나 민주당 측이 상임위 상정조차 거부했다"고 말했다.

또 기초공천 폐지공약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다양한 의견 경청과 검토 결과 공천 폐지로 인한 장점보다 문제점이 더 많다는 게 드러났다"면서 "장고 끝에 국민에 공천권을 돌려드리는 실질적 대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김 대표가 주장한 통일시대준비위원회 설치에 대해서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박 대변인은 "2월 임시국회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논의의 장을 활짝 열자"고 말했다.

Posted by '하늘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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