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을 하루 앞둔 18일 오후 5시 서울 명동예술극장 앞. 한 여성 대학생이 간이 연단에 올랐다. 마이크를 잡은 이 학생은 대뜸 지난 16일 대통령 후보 TV토론 이야기를 꺼냈다.
"새정치는 진심에서 우러냐야 합니다. 저번 TV토론에서 박근혜 후보가 말한 공약은 자기가 생각한 게 아닌 것 같아요. 자기가 만들었으면 자기가 이야기할 수 있어야죠. 진심이 묻어나지 않은 토론을 보면서 실망했습니다. '내가 나가도 저것보다는 잘하겠다' 싶었다니까요."
이 학생이 하소연을 털어 놓은 자리는 안철수 전 무소속 대통령 예비후보와 서울 시민들의 번개 모임이었다. 안 전 후보 측은 '시민소리통'을 통해 시민들이 각자 생각하는 새정치의 정의를 발표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했다. '시민소리통'은 시민들이 돌아가면서 "새정치는 OOO다"라고 한 마디씩 끊어 말하면 주변 시민들이 따라 외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이 학생은 소리통을 하지 않았다. 다소 격양된 목소리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TV토론 능력이 부족했다고 꼬집을 뿐이었다. 옆에서 듣던 안 전 후보는 "말투가 여의도 텔레토비의 '또' 같아요"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여의도 텔레토비'는 TVN 코미디 프로그램 < SNL >의 한 코너로, 대통령 후보들을 절묘하게 풍자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다. '또'는 박근혜 후보를 풍자하는 캐릭터다. 격양된 말투와 욕설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안 전 후보와의 번개모임에 참여한 시민들은 학생의 지적에 박수를 치며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이어 '시민소리통'에 참여한 중학생 박아무개군도 "청소년이라 정치를 잘 모르지만, 누가 멍청하고 똑똑한지는 알 수 있다"며 "이번 TV토론에서 그게 드러났다, 이번 대선은 '이번'이다"라고 외쳐 주변 시민들의 환호성을 받았다.
이 동영상은 안철수 전후보의 명동 소리통 유세 전체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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