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X파일' 사건으로 집행유예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한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의 부인 김지선씨는 10일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앞서 노원병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에 대해서는 "(후보직을) 양보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씨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노 공동대표, 조준호 공동대표, 심상정 의원 등 진보정의당 의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로운 새 정치를 위해, 사랑하는 노원을 위해 제가 나선다"며 노원병 출마를 알렸다.

"사실 많이 떨리고 이런 날이 오지 않기를 빌었다"는 김씨는 "35년 전 노동현실을 고발하기 위해 여의도 단상에 올랐던 심정으로 정치의 단상에 오른다"며 "노원병 보궐선거 후보로 출마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참담한 노동 현실 속에 온몸을 내던져 노동자 권익 향상을 위해 살아왔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여성들과 고락을 나눠오기도 했다"며 "노원구 상계동의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일에도 앞장서며 생활정치인으로 살아왔다"고 자신의 이력을 소개했다.

또 "만학으로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또 만학으로 사회복지사 1급 시험에 합격했다. 여성 노동자의 편에서 평생을 바쳐왔다"며 "노동자와 사회약자를 위한 정의로운 정치를 보여주겠다. 경제민주화와 땀의 정치를 실현하는 정당에서 새 정치가 무엇인지 실현해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앞서 안철수 전 교수는 3일 송호창 무소속 의원을 통해 노원병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진보정의당은 "일방적인 출마선언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안 전 교수에 대한 유감은 김씨의 출마선언문에서도 엿보였다. 김씨는 "새 대통령이 선출되고 새 정권이 출범했지만 낡은 정치체제와 행태에 대한 국민의 원성은 여전히 높고 새 정치에 대한 바람이 뜨겁다"며 "무엇이 새 정치냐"고 반문했다.

이어 "새 얼굴이 새 정치인가. 국회의원 수를 줄이는 것만이 새 정치인가"라며 "국민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서민의 아픔을 어루만질 국회의원과 정당이 부족한 것이 정치가 불신당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말해 지난 대선에서 국회의원 정수 축소를 주장했던 안 전 교수를 비판했다.

출마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김씨는 안 전 교수에 대해 직접적으로 "(후보직을) 양보해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김씨는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 "이번 선거의 의미는 거대 권력과 사법부가 잘못 내린 판결에 대한 국민적 심판의 의미가 크다"며 "그래서 저는 안철수 전 교수를 비롯해 야당에게 저로 후보단일화를 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교수가 양보해달라는 얘기인가'란 질문에 김씨는 "양보해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이날 김씨는 출마선언문에서 "노회찬 대표가 제 인생을 살아줄 수 없는 것처럼 저도 노 대표의 사람을 살아줄 수 없다", "누구의 배우자가 아닌 김지선이란 이름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등 '노회찬의 부인', '노회찬의 대리인'이란 수식어와 거리를 뒀다.

김씨의 이력을 소개한 심상정 의원도 "(김지선이) 노 대표와 조 대표의 노동운동 대선배다. 노 대표가 김씨보다 먼저 한 것은 국회의원밖에 없다", "노 대표의 부인이라서가 아니라 노원병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라서 추천한 것을 기억해 달라", "김지선 후보의 이력에서 노회찬이란 남편을 둔 사실은 김 후보 이력의 사이드메뉴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씨에 앞서 노원병 출마를 선언한 안 전 교수는 11일 오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귀국해 4월 재보선 출마 이유와 향후 계획 등을 밝힐 예정이다.

Posted by '하늘사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