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6.28] 시사만평

주간경향 '2판4판'
박의 한 수 

 

진행 오늘 열리는 한·일전은 각별하지 않습니까?

해설 이번 경기를 앞두고 일본은 예전의 고노 감독이 쓰던 전술을 쓰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더 한국선수들 분발해야 할 것 같은데요.

진행 이번 경기에서는 중앙 수비수가 바뀌었습니다.

해설 이 중앙 수비수는 우측 공격수였지 않습니까? 주로 헤딩으로 공이든 상대방 머리든 박아버리는 공격수로 유명했는데 이번에 중앙 수비수를 맡게 됐습니다. 원래 박 감독은 이번 경기가 마지막이라면서 도와달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번에 바뀐 선수를 보면 차떼기 우측 공격수, 논문 가로채기 미드필드 등이 있습니다. 그래도 그 중 가장 큰 변화는 중앙 수비수입니다. 박 감독의 한 수라고 할까요?

진행 지금 이 수비수가 중앙 수비수 자리가 아니라 우측 수비수 자리로 가 있습니다. 자, 경기가 시작됩니다. 일본이 예상했듯이 거칠게 나오고 있습니다. 우측에 있는 중앙 수비수에게 공이 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수비수가 거꾸로 골문을 향해 역드리블하고 있습니다. 뭔가 자신이 공격수인 것으로 착각한 것이 아닐까요?

해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자기네 골문으로 돌진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진행 막을 자가 한 명도 없군요! 이건 과연 누구의 뜻일까요? 신의 뜻일까요, 박 감독의 뜻일까요?

해설 감독이 라인 근처로 나와 중앙 수비수를 빼겠다는 사인을 보내는 것 같습니다.

진행 지금 경기 중이어서 선수를 뺄 수는 없잖습니까? 아, 이 순간, 중앙 수비수가 자신 팀의 골키퍼와 1:1로 맞섰습니다. 이건 월드컵보다 더 흥미진진하네요.

브라질 월드컵 경기의 시청률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인물이 있다. 월드컵 경기보다 더 흥미진진한 정치판에 떠오른 인물이다. 그라운드를 종횡무진하며 역드리블하고 있는 총리 후보자를 보노라면 월드컵 경기의 진땀나는 승부보다 더 흥미롭다.

경향'세상이야기'/ 김상민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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