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캐스트 #189] 127개 민주당, 야당은 없다

올해는 이탈리아 정치사상가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탈고한 지 500년이 되는 해입니다. 군주론에 투영된 마키아벨리의 문제의식은 어떻게 하면 군주의 역량을 최대화할 수 있을 것이냐에 있었습니다. 군주의 역량을 강화해 마키아벨리가 달성하려던 것은 내부 귀족세력의 도전과 외부 침략으로부터 주권과 인민을 보호할 수 있는 강력한 통일국가였습니다. 
〈군주론〉이 나온지 400여년이 지난 뒤, 이탈리아에는 또 한 명의 뛰어난 정치철학자가 등장합니다. 안토니오 그람시입니다. 그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로부터 인격성을 걷어냄으로써, 그것을 새로운 집단 주체로 재해석했습니다. 그것은 대중적인 정치정당입니다. 그람시에게 정당은 지식인과 대중을 연결하고, 새로운 세계를 향한 일반의지를 형성하고 현실화하는 '현대의 군주'였던 것입니다. 

이번주 〈한겨레21〉표지이야기 주제는 민주당입니다. 50년만의 정권교체를 이뤄낸 주역에서 10년만에 분열과 무능의 대명사로 전락한 대한민국 정통야당. 군주는 커녕 환관의 눈치와 처세술마저 갖추지 못한 불임정당 민주당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치팀 기자들이 해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