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4시 7분경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사업장 정문 앞에서 153배와 묵주기도를 하고 있던 소희숙 스텔라 수녀 등 수도자 22명과 예수회 김성환 신부, 활동가 2명 등 25명이 서귀포서로 연행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후 항의하던 평화활동가들이 계속 연행됐으며, 수도자들은 11일 새벽 3시쯤 석방됐지만, 9명의 활동가들은 아직 조사를 받고 있다. 

이번에 연행된 수도자들은 천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소속으로 10일 오전 11시 강정마을에서 강우일 주교 집전으로 열린 평화기원미사에 참석하고 오후 3시부터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서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153배를 올린 후 묵주기도를 하고 있었다. 

기도가 시작되자 공사 관계자들이 공사에 방해가 된다면서 기도를 멈추고 자리를 비켜줄 것을 요구했고, 이에 수도자들은 “1시간만 기도를 올리고 바로 이동하겠다”고 양해를 구했지만, ‘업무방해혐의’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강제연행을 시작했다. 

당시 자리에 있던 천주교측 활동가에 따르면, 경찰이 공사장 앞에서 기도하는 것은 불법이며 연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수도자들은 "기도를 마칠때까지 30분만 기다려달라"고 수차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귀포 경찰서로 연행된 수도자들과 신부, 활동가들은 묵비권을 행사했고, 이에 경찰은 지문날인을 위한 영장을 신청하겠다고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수도자와 신부 등은 11일 새벽 3시경 석방됐지만 9명의 평화활동가들은 항의에도 불구하고 동부경찰서로 이송된 상태다. 

이날 기도회에 참석했던 소희숙 수녀(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서울 수도원)는 "걱정해주시고 기도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아직 석방되지 않은 평화 활동가들때문에 너무 마음이 아프다. 이들을 위해서도 기도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소식을 접한 천주교측은 수도자를 무더기로 연행한 일은 군부독재 시대에도 없었던 참담한 일이라며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현재 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정의평화위원회, 제주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연대 등은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성명서와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한편 수도자 연행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대응할 뜻을 밝혔다.


 
Posted by '하늘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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