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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캐스트 #216] 올해의 판결,"성기 없어도 남자"



지난 일요일이 1년 중 낮이 가장 짧다는 12월22일이었습니다. 하지만 2013년 동짓날은 역사상 가장 길고 참단했던 낮으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법원은 시설물을 점거하거나 폭력을 행사하지도 않고, 평화적 파업을 벌이고 있는 철도노조 집행부에 체포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그리고 정부는 이를 근거로 민주노총 전국 본부가 입주해 있는 신문사 건물에 군사 작전 벌이듯 경찰력을 투입해 조합원들을 연행했습니다. 과연 이 나라에 법과 정의가 살아 있는 것인지, 깊은 회의감에 시달렸던 하루였습니다. 

어찌됐든 사법부는 강자의 횡포와 국가의 자의적 권력 행사로부터 시민적 권리와 존엄을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사법이 정치화되고, 이에 따라 법과 사법부의 권위가 나날이 추락하는 가운데에도, 법과 양심에 따라 사법적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분투한 법관들이 있었습니다. 올 한해 우리가 기억해야할 판결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