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앤슬래쉬와 던전은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게임시장을 지배하는 키워드였다. 쉽고 빠른 전투, 경쾌한 타격감, 던전 몬스터와의 사투는 온라인게임에서는 다소 진부한 소재이긴 하지만 요구층이 있기에 수요와 공급은 언제나 이루어졌다. 문제는 만족도였다. 핵앤슬래쉬의 정점을 이루었던 '디아블로3'의 사례가 말해주듯 유저들은 이제 전투, 아이템 파밍외에 좀 더 복합적이고 다양한 게임성을 요구했다. 그만큼 유저 눈높이가 높아졌다는 말이다. 인벤은 던전히어로 비공개테스트가 진행되기 전 이야소프트 강은성 대표를 만났다. 핵앤슬래쉬만 가지고 성공할 수 없는 시장 상황에서 던전히어로의 '무기'는 무엇인지 물어봤다. 



■ '던전히어로'로 재기를 꿈꾸는 이야소프트


이야소프트가 개발하고 포루투나 게임즈가 서비스하는 '던전 히어로'는 이런 핵앤슬래쉬와 던전 기반의 게임성에 좀 더 즐길만한 콘텐츠 제공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는 게임이다. 빠른 전투를 기반으로 던전 탐험을 통한 레벨업과 아이템 파밍이 주요 콘텐츠이긴 하지만 여기에 오픈필드, 공성전, 전문기술 등을 추가하면서 게임의 깊이를 주려고 노력했다. 특히 던전은 기존의 퀘스트 기반의 아이템 파밍에서 벗어나 타임어택, 랭킹, 점령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다양한 방식의 '놀거리'를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아쉬운 게 있다면 개발사 이야소프트에 대한 불신이다. 이야소프트가 루나, 아이리스, 에다전설 등 귀엽고 아기자기한 느낌의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사로 커리어를 쌓아 오긴했지만 서비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은 아니었다. 

게다가 회사를 지탱하던 라인업들이 줄줄이 서비스 종료를 하면서 서비스에 대한 신뢰마저 잃어버렸다. 이 때문에 이야소프트 강은성 대표는 취임 첫해 "더는 이야소프트에서 게임을 자체 서비스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천명하면서 개발사로 방향을 유턴했다.

게임 개발사가 서비스까지 진행하면서 생기는 문제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내릴 수 있는 결정이었다. 콘텐츠 수급이 중요한 현 시장 상황에서 서비스는 전문 퍼블리셔에게 맡겨 개발팀을 좀더 개발에 집중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었기에 이런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 이야소프트 강은성 대표는 "자체서비스 포기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고민에서 시작했다"며 "개발자들이 좀 더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는 것이었다"고 체제 개편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 던전히어로, '던전'에 올인하다


던전히어로라는 이름 그대로 이번 신작의 컨셉은 단연 '던전'이다. 이를 위해 던전 플레이 외에 이루어지는 활동을 최대한 간소화시켰다. 유저들이 하고 싶어하는 것에 모든 것을 집중시키자는 것이 개발의 모토다. 강은성 대표는 "불필요한 동선과 시간을 늘리기식 시스템은 다 뺐다. 던전 역시 포탈로 간단하게 이동할 수 있으며 퀘스트도 자동 이동 시스템을 채택해 최대한 무의미한 시간을 줄였다"고 말했다. 

[▲시간안에 보스를 잡아야하는 타임어택 던전]


강은성 대표의 말 그대로 던전히어로에서 이동은 모두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퀘스트를 받거나 아이템을 팔기 위해 NPC를 만나는 일련의 행동들이 클릭으로 자동으로 이뤄지며 미니맵을 열고 해당 장소를 지정해도 자동으로 이동할 수 있다. 던전 역시 필드를 거칠 필요 없이 마을에 있는 포탈을 타기만 하면 원하는 던전으로 이동할 수 있다. 퀘스트를 받고 던전으로 이동하는 시간을 최대한 간소화하고 '던전 플레이'에 집중시키자는 것이 '던전히어로'의 기본 목적이다. 

던전에 입장하게 되면 유저들은 크게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느리지만 던전 내 모든 몬스터를 사냥해 경험치와 아이템을 얻는 방법과 최대한 빠른시간내 클리어해 던전 자체를 점령하는 방법이다. 던전 점령은 해당 던전을 가장 빠르게 클리어한 유저들에게 주어지며 랭킹에 기록된다. 이렇게 랭킹에 올라간 유저는 날개 등 외형적인 변화와 함께 보상으로 사냥에 이로운 '버프'를 얻을 수 있다. 날개를 통해 던전 클리어에 대한 성취욕과 보상을 주자는 것이 해당 시스템의 목적이다.

강은성 대표는 "던전 플레이는 어쩔 수 없이 반복 플레이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던전히어로에서는 이런 반복 플레이에서 오는 지루함을 어떻게 없앨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며 "향후에도 각가지 시스템을 추가해 반복 플레이로 줄 수 있는 피로감을 상쇄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던전히어로'는 최근 신작 RPG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콘텐츠 수급 문제에 대해 인프라를 늘려 생산 속도를 높이기보다는 '반복'해도 질리지 않는 컨셉에 더 중점을 뒀다. 재도전에 대한 욕구 충족과 그에 따른 보상 체계 구축, 사실상 이 부분이 '던전 히어로'의 핵심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던전 클리어 최고기록을 달성했을 때 생기는 보상 날개]




■ 10만 개의 아이템....그러나 해결해야 할 고민


던전히어로는 '던전'의 비중이 높은 만큼 '아이템'에 대한 비중도 높다. 이야소프트는 이 아이템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10만 개 이상의 장비를 구현해 선택의 폭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하지만, 지난 1~3차 비공개테스트에서 던전히어로가 보여줬던 아이템 구조는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방법 자체는 많았지만 수직적인 구조에 국한되어 있어 레벨업에 따라 버려지거나 효율성을 따져 기피하는 아이템이 너무나 많았다.

이에 대해 강은성 대표는 유저들이 선택과 집중할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저레벨 구간에서는 되도록 많은 아이템의 양을 늘려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주고 고레벨에 올라갈수록 양이 아니라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이나 PVP나 파밍에 특화된 아이템을 늘려 선택의 기회를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또한, 테스트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다음 테스트에서 곧바로 수정할 수 있는 '빠른 피드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1~3차 테스트에서 문제가 되었던 던전 난이도나 오픈필드에서 드러난 문제점이 게릴라 테스트에서 보완되면서 유저 만족도 위주의 테스트를 진행했다.

개발자가 직접 테스트에 참여하면서 테스트 상황을 확인하고 게임 밖에서도 홈페이지 1:1 문의에 질문하면 개발자가 직접 답해주는 등 소통을 통한 게임의 변화를 강조했다.

실제로 이런 식으로 반영된 피드백 중 대표적인 예가 바로 오픈필드에서의 PK 방지 대책이다. 자유로운 PK 역시 던전 히어로가 내세우는 콘텐츠 중 하나지만 레벨업 성장 구간의 PK는 오히려 게임 몰입을 방해한다는 의견이 나오자 게릴라 테스트에서는 5~20레벨 오픈 필드에서 PK가 되지 않도록 변경되었다. 아울러 보스 몬스터의 리젠 정보나 마지막 타격자의 알림 공지도 추가되어 사냥에 대한 편의성도 높아졌다.



■ 이야소프트 '던전히어로' 6월 17일 대망의 오픈베타


지난 1~3차 및 게릴라 테스트에서 중점을 뒀던 부분은 콘텐츠에 대한 완성도와 서버 안정성이었다. 특히 최근 문제로 대두되는 서버 안정성은 서비스사인 포르투나 게임즈에서 특히 신경 썼던 부분이다.

강은성 대표는 타 퍼블리셔에 비해 경험이나 인지도가 부족한 퍼블리셔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던전히어로에 완전히 집중할 수 있는 퍼블리셔를 원했다"고 전했다. 홍보나 마케팅 부분에서 다른 메이저 퍼블리셔에 비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반짝 신경쓰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는 퍼블리셔를 원했다는 설명.

다행히 지난 비공개테스트에서도 예상할 수 있는 자잘한 문제는 발견되었지만 서비스에 영향을 줄 정도의 큰 문제점은 발생하지 않았다. 또한, 테스트때마다 최적화가 좋아지고 있어 이번 OBT도 무사히 진행할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이다. 

던전히어로는 오는 6월 17일 대망의 오픈베타테스트를 시작하며 이에 앞서 6월 12일부터 정보 리셋없이 사전에 체험할 수 있는 프리오픈베타를 진행한다. 

이야소프트의 강은성 대표는 “유저분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완성도를 더 끌어올리기 위해 이야소프트의 모든 개발 역량이 집중된 만큼 자신 있게 게임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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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늘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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