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신: 2일 오후 2시 18분]

경찰,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보좌관 - IT업체 대표 등 4명 구속영장 신청


경찰이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디도스 방식의 사이버 공격을 가한 혐의로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수행비서에 대한 구속영장을 2일 청구했다.

최 의원은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을 맡고있는 인물. 당시 선관위에 대한 사이버 테러가 박원순 당시 야권단일후보의 홈페이지였던 '원순닷컴'에도 가해졌던 점을 감안할 때 범인의 배후를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관련 기사 : 박원순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당해).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이날 200여 대의 좀비PC를 동원해 선관위 홈페이지를 공격해 선거일 당일 약 2시간 동안 마비시켜 선거관리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최 의원의 수행비서 공아무개(27)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또 공씨의 지시를 받고 디도스 공격을 실제로 수행한 IT업체 대표 강아무개(26)씨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공씨는 선거 전날인 25일 밤 강씨에게 선관위 홈페이지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필리핀에 체류 중이었던 강씨가 한국에 있는 직원에게 공격을 지시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현재 공씨는 범행사실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

관심은 박원순 당시 야권단일후보의 홈페이지를 공격한 주체 역시 같은지에 쏠린다. 선관위 홈페이지는 지난 10월 26일 오전 6시 사이버 공격을 받았고, '원순닷컴'은 같은 날 오전 1시 47분, 오전 6시경 두 차례의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당시 이 사이버 공격과 관련, 야권 성향 유권자들이 선관위 홈페이지에서 투표율 상황과 투표소 변경 여부 등을 확인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좀비PC 200대 동원, 한 명이 저지를 수 없는 일"
 
경찰은 일단, "재보선 당일 있었던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 후보자의 홈페이지에 대한 공격여부도 함께 수사 중"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그러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비슷한 시간대에 공격이 진행된 만큼 범인 역시 동일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은 이날 오후 2시 30분 국회에서 경찰의 수사를 촉구하는 한편, 한나라당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경찰이 깨끗하게 모든 것을 밝히고 있지 않다"며 "수사과정에서 이런저런 말들이 새어나오니 지금에서야 중간수사발표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서울시장 선거 때 박원순 홈피 다운된 건 한나라당 의원 비서인 27세 K씨가 필리핀 거주 강모씨와 선거 전날 공모해서 필리핀에서 디도스 공격을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동일한 시점에 박원순 시장의 홈페이지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진행된 점을 미뤄볼 때 범인은 금방 밝혀지리라 생각한다"며 "특히, 좀비PC가 200여 대나 동원되는 등 조직적으로 공격이 감행됐다, 27살 비서 한 명이 저지를 수 있는 일이라 생각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2신 : 2일 오후 3시 38분]

선관위 홈피 공격한 범인, 박원순 홈피도 공격했다

최구식 "사건 내용 전혀 모른다... 연루시 의원직 사퇴하겠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디도스 공격을 가한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수행비서 공아무개씨 등이 박원순 당시 야권단일후보의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 역시 한 것으로 2일 드러났다.

그러나 최구식 의원은 "사건 내용을 전혀 모른다"며 "일부 언론에서 보좌관(수행비서)이라고 하지만 (공씨는) 의원실 업무를 보좌한 것이 아니라 1년 3개월 동안 제 운전기사로 일했다"고 해명했다. 또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마른 하늘에 날벼락 맞은 것처럼 황당한 심정"이라며 "저의 운전기사도 경찰조사 과정에서 범행을 몰랐다고 부인하는 상황이라 하고 저도 그 말을 믿고 수사를 지켜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보좌진과 주변을 상대로 확인해봤지만 제 운전기사는 그런 일에 연루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한다"며 사건 연루시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수사기관은 신속하게 조사해 사실을 명백하게 밝혀달라"며 "수사는 물론, 진상규명에 필요한 어떠한 일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이후 "언제 공씨에 대한 수사 사실을 알았느냐" 등의 수많은 질문이 쏟아졌지만 최 의원은 "몰랐다", "당 업무를 본 이가 아니라 운전기사였다"는 답변만 했다.

"집권여당이 정치적 이득 위해 헌법기관 무력화... 자유당 3.15 부정선거 떠오른다"

반면, 민주당 등은 "자유당 시절 3.15 부정선거를 연상하게 하는 전대미문의 선거 방해 공작"이라고 한나라당을 집중 성토하고 나섰다.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보궐선거 당시 바뀐 투표소 위치 확인을 어렵게 만들어 야권 성향의 젊은 유권자의 투표를 방해하려고 한 것이란 주장이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백원우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30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금 전 경찰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피의자들이 박원순 당시 후보의 홈페이지도 공격했다고 진술했다"며 "집권여당이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해 헌법기관(선관위)과 당선이 유력한 상대 후보 홈페이지를 공격하려는 발상은 어디서 나오는 건가"라고 개탄했다.

백 의원은 특히, "최구식 의원은 현재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고위직 인사인데다 보궐선거 당시 나경원 후보 캠프의 홍보본부장을 맡고 있었다"며 "이런 최 의원의 비서가 이번 사이버 테러를 기획하고 사주했다는 사실에 충격과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일개 비서가 감행할 수 없는 규모의 일이란 얘기다.

백 의원은 이어, "우리는 이번 사이버테러가 한나라당과 나경원 선거대책위원회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다고 믿는다"며 "경찰은 이번 사건을 개인의 충정에 의거한 사건으로 꼬리자르기식 수사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그는 기자회견 직후 백브리핑에서 "(범인들은) 일반 IT기업이나 아마추어가 아니라 주거가 불분명한 해커들로 보인다"며 "앞으로 수사 과정에서 이들의 금품 수수 여부가 중요한 문제가 될 것 같다"고 짚었다. 한나라당이나 나경원 선대위가 이들에게 금품을 지급했을 의혹을 제기한 것.

백 의원은 아울러, "디도스 공격을 위해 좀비PC를 200여 대나 만들고 경찰 수사 과정에서도 기존의 디도스 공격보다 한 단계 발전한 방법을 사용했다고 들었다"며 "한 사람에 의해 쉽게 자행될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다른 야당들의 성토도 이어졌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선거방해 행위는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공격하는 범죄행위"라며 "한나라당은 꼬리자르기 등 꼼수로 빠져나갈 생각을 말고 자당의 보좌관이 개입된 불법적 선거방해 행위에 대해 즉시 책임 있게 해명하고 모든 법적 도의적 책임과 처벌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새진보통합연대 공동대표인 조승수 의원은 "한나라당은 대한민국 헌법과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반국가적 단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며 "검찰과 경찰은 사건의 몸통인 최구식 의원과 선대본부장 박진,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를 즉각 소환 조사하고 국민에게 진상을 낱낱이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3신 : 2일 오후 4시 42분]


정봉주 "경찰 발표 어떻게 믿나, 로그파일 공개하라"
 
<나는 꼼수다> "선관위 홈피 다운은 디도스공격 아닌 내부 소행 가능성 제기

10.26 재보선 당시 중앙선관위 홈페이지가 다운된 원인이 한나라당 의원실 비서 등의 디도스 공격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있던 상황에서 여당 의원실 직원이 선관위 홈페이지의 장애를 일으켜 투표율을 낮추려고 했다는 비난을 들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장애가 디도스 공격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인기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

<나는 꼼수다>는 지난 10월 29일 올린 제26회 방송에서 "전문가에게 의뢰해서 알아본 결과, 선거일인 26일 아침 박원순닷컴 홈페이지가 다운된 것은 디도스 공격이 맞지만, 선관위 홈페이지는 디도스 공격이 아니더라"고 주장했다.

<나꼼수>는 이어 "이날 선관위 홈페이지 자체는 접속이 가능했는데, 유권자들이 자기 투표소를 찾으려고 주소를 입력하면 DB연동이 끊어져 접속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즉, 박원순닷컴 홈페이지 문제는 외부로부터 디도스 공격을 받아 다운됐지만,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는 외부가 아닌 선관위 내부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나꼼수>는 그러면서 선관위 홈페이지 다운의 원인은 로그파일만 분석하면 금방 밝혀지므로 선관위는 로그파일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나꼼수>의 정보공개 요구에 중앙선관위는 여러가지 이유로 지금까지 로그파일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런 와중에 오늘 경찰은 "선관위 홈페이지 다운의 원인이 한나라당 의원실 직원이 연루된 디도스 공격 때문"이라고 발표한 것이다.

이에 대해 <나꼼수> 4인방 중 한 명인 정봉주 17대 의원에게 물어봤다.
 

- 경찰은 디도스 공격이라는데.
"우리는 민주당 의원을 통해 줄곧 로그파일을 공개하라고 했는데, 선관위는 처음엔 국정원에서 관리해서 못 준다고 하다가 나중엔 문서를 사이버수사대에 줘서 (의원에게는) 못 준다고 말을 바꿨다. 왜 못 주나 다시 물어보라고 요청해놓은 상태이다. 사이버수사대에 준 문서는 왜 의원에게 못 준다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

- 아직도 디도스 공격이 아니라 DB연동 문제라고 보나.
"물론 지금 상태에서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자료를 경찰만 보고 우리는 보여주지 않으니 알 수 없다. 그래서 로그파일을 공개하라는 거 아니냐."

- 경찰 발표를 못 믿는다는 건가.
"의혹이 있는 사건인데, 자료를 자기들만 보고 그냥 발표해버렸다. 일반 기업도 입찰줄 때 크로스체킹 하는데 왜 그러나 모르겠다. 사실 조현오 같은 사람이 청장으로 있는 지금 경찰을 누가 믿겠나."

- 선관위는 오늘 "일부에서 합리적 근거없이 선관위의 공정성에 의혹을 제기해서 유감이라"고 발표했는데.
"선관위는 경찰이 디도스라고 결론을 내려 발표했으니 이제 로그파일을 공개하면 된다. 우리도 나름대로의 자료가 있는데, 선관위의 자료를 보고 확인해야겠다."

-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떻게 보나.
"자기들끼리 모여 적당히 처리해버리려고 한다면 한나라당이 실수하는 것이다. 얼른 로그파일을 공개하기 바란다."

 
[4신 : 2일 오후 5시 22분]

<나는꼼수다> 김어준, “선관위 디도스 공격 아니다. DB연동 끊어진 것” 

경찰 발표에도 불구하고 내부소행 의혹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아침 출근시간에 선관위의 홈페이지에 접속장애가 있었던 것과 관련, 경찰은 한나라당 모 의원 보좌관이 사주한 디도스(Ddos, 분산서비스거부, 여러 대의 컴퓨터를 일제히 동작하게 하여 특정 사이트를 공격하는 해킹 방식의 하나) 공격 때문이라고 2일 발표했다.

그러나 팟캐스트 <나는꼼수다>의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지난 11월29일 ‘나꼼수’ 30회에서 “선관위 홈페이지는 디도스 공격을 받은 게 아니다”라며 “DB와 연동하는 게 끊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총수는 이날 ‘나꼼수’ 방송에서 선관위의 로그파일 공개를 요구하며 “공개를 만약 하면 이런 로그파일이 올 수도 있다. 우리한테 원본이 없으니까”라면서 “만약 문제가 있었다고 치면 로그파일에 이런식의 작업이 있을 수 있다고 추정하는 게 뭐냐면, 디도스라고 계속 얘기하고 있는데, 디도스라고 하는 얘기는 엄청나게 많은 접속이 있었다는 얘기다. 순간적으로. 그럼 접속했던 ip들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 로그파일에 ip를 삽입하는 작업을 했을 수도 있다”라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그럴리는 없겠지만 누군가 작업한다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면 원본파일이 없어도 로그파일이 작업이 ‘됐나 안 됐나’는 전문가들이 따져낼 수 있다. 라고 추정한다”고 주장했다.

정봉주 전 국회의원은 이에 대해 “수능자료공개처럼 국가정보는 원자료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다. 그렇다면 여러가지 문제점을 들어 원 자료 말고 충분히 원자료를 추정할 수 있는 1차 가공된 자료를 정리해서 공개하겠다고 할 수 있다”면서 “원자료에서 중요한 로그파일을 가리고 1차 가공하면서 장난을 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김 총수는 “DB연결에 문제가 있다면 DB에 접근할 수 있는 누군가, 극소수만 접근하면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단순히 로그파일만 공개하면 의혹도 해소할 수 있고 끝나는 사건이다”라고 말했고, <시사IN> 주진우 기자는 “민주주의와 국가를 지키는 근간이다. 근간을 흔드는 일을 했다고 우리가 얘기하고 있다”면서 “만약에 이게 의혹이 근거가 없다면 이 사건에 대해서 고발을 하거나 잡아가거나 하시고 아니면 공개를 하라”고 요구했다.

경찰 수사결과에 '꼬리자르기' 의혹

그러나 2일 경찰이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의 전 운전기사가 디도스 공격을 사주했다는 수사결과를 내놓자 누리꾼들은 분노와 동시에 ‘꼬리자르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 총수는 이미 지난 방송에서 “선거일 아침 원순닷컴과 선관위 홈페이지가 다운됐는데, 언론에서 모두 디도스 공격이라 했다”며 “박원순 홈페이지의 경우 로그파일을 분석한 결석 새벽 1시47분과 5시30분 두 번의 디도스 공격을 받은 게 맞지만, 선관위 홈페이지는 디도스 공격을 받은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총수는 “대략 아침 6시부터 8시 반까지 선관위 홈페이지는 접속되는데 홈페이지에서 자기 투표소를 찾으려고 주소를 입력하면, DB와 연동하는 게 끊어진 것”이라며 “접속이 폭주하면 DB연동이 끊어질 수도 있지만 새벽 6시에 누가 접속이 폭주하나. 그리고 왜 8시30분까지만 끊어지나. 누군가 의도적으로 DB 연동을 끊어서 접속을 못하게 해서 자기 투표소를 찾지 못하게 했다고 추정할 만한 정황이 된다”고 말했다.

김 총수는 또 “만약 누군가 의도적으로 한 거라면 출근길의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를 방해하려한 치밀한 작전의 일환이라고 추정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면서 “사이버수사대가 수사해야 한다. 선관위가 수사의뢰 해야 하고 로그파일만 열어보면 외부에서 해킹을 한 건지 내부에서 된 건지, 아니면 다른 경로인지 그대로 나온다”고 강조했다.

[5신 : 2일 오후 5시 45분]

최구식 "내가 미친 사람 아니고서야.." 전면 부인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이 자신의 운전기사가 10.26 보궐선거 당시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디도스 공격을 사주한 것으로 드러난데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만약 자신이 사건에 연루됐다면 의원직을 즉각 사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만약 제가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겠습니다. 수사기관은 신속하게 조사해 사실을 명백하게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

최 의원은 오늘(2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에 대해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것처럼 황당한 심정"이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당 차원의 지시가 있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하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 당 차원의 지시는 없었습니까?) 제가 미친 사람이 아니고서야 생각을 한 번 해보세요. 하여튼 저도 하도 황당해서 정신이 없는 상황인데 수사기관에서 필요하면 언제든 제가 나가서 제 모든 걸 말씀드리겠습니다." -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

앞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 의원의 비서가 이번 사이버테러를 기획·사주했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비서의 배후를 밝히기 위해 경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특히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은 현재 한나라당의 홍보 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고위직 인사이며 당시 나경원 후보의 홍보 본부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이런 인사의 비서가 이번 사이버테러를 기획하고 사주했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번 일이 일개 의원의 비서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한다면 지나가는 개도 웃을 일입니다." - 백원우 민주당 의원

[6신 : 2일 오후 9시 16분]

홍준표의 '스핀 닥터', 디도스 공격이었나
 
[분석] 최구식-한나라당 조직적 개입 여부 주목



"홍보기획본부장은 이번부터 스핀 닥터(Spin Doctor)제를 도입할 것이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7월 22일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최구식 의원(경남 진주갑)을 당 홍보기획본부장으로 임명하면서 한 말이다.

경찰이 지난 10월 26일 서울시장 등 재보궐선거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와 박원순 후보 홈페이지를 분산서비스공격(DDoS)한 범인이 최구식 의원의 9급비서(운전기사)인 공아무개(27)씨라고 발표하면서 홍 대표의 '스핀 닥터'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당시 홍 대표는 "영국의 보수당이 (대처 정부로) 14년 동안 집권하고 있을 때 노동당의 피터 만델슨이 스핀 닥터 역할을 맡아서 노동당의 조합주의, 파괴주의 색깔을 완화시키고 집권에 성공했다"며 "이번 홍보기획본부장은 한나라당의 부자정당 이미지, 특권정당, 웰빙정당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피터 만델슨이 한 스핀 닥터 역할을 해달라"고 최 의원에게 주문했었다.

최구식, '스핀닥터' 임무 수행했나

홍 대표는 '스핀 닥터'를 긍정적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가 1984년에 사설에 쓰면서 처음 등장한 이 용어는 팩트(fact)를 '돌리거나 비튼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강하다. 단순히 '홍보전문가'가 아니라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건을 왜곡하거나 조작하는 사람'이라는 게 본래 의미에 가깝다. 노엄 촘스키가 '스핀'을 "'가진 자'들의 이익을 주로 대변하며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비판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번 사건이 만약 최 의원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면 '한나라당의 스핀 닥터'로서 업무중 '최대치'를 수행한 셈이다.

최 의원은 "연루 사실이 밝혀지면 의원직을 내놓겠다"며 관련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과 보도자료 등을 통해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황당한 심정"이라며 "보좌진과 주변을 상대로 확인해 봤지만 제 운전기사가 그런 일에 연루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최 의원 쪽에 따르면, 운전기사 공씨는 최 의원과 동향으로 지인의 소개로 지난해 8월께부터 일했다. 공씨는 지난달 21일 건강 문제를 이유로 사직의사를 밝혔고, 28일부터 출근하지 않았다. 최 의원실 관계자는 "공씨가 선관위 디도스 공격의 범인이라는 말은 어제 처음 들었다"며 "공씨 본인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니 최종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씨는 현재까지 범행사실을 모두 부인하고 있으나 실제로 공격을 진행한 홈페이지 제작업체의 강아무개씨 등 직원 3명은 혐의를 인정하고 있다. 강씨는 공씨의 요청을 받고 선거 당일 새벽 1시께 실제로 선관위 홈페이지를 공격해 잠시 마비 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 일을 운전기사 시켰겠나" vs. "누굴 믿고 그런 일 했겠나"

김정권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최 의원이 시킨 것이라면, 그런 큰일을 27살짜리 운전기사에게 시켰겠느냐"고 관련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연봉 약 2000만 원 받는 9급 비서가 무슨 이유로, 누구를 믿고 이런 사건을 일으켰겠느냐'는 반론이 나오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공씨와 디도스공격을 실행한 홈페이지 제작업체의 강씨가 만난 시기는 길어도 1년을 넘지 않는다.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가 아니라는 것이다. 경찰은 또 이 홈페이지 제작업체가 주민등록증 제작 등의 불법을 저질렀다는 혐의를 갖고 있다.


진상파악을 위해 경찰청을 방문한 백원우 민주당 의원은 이런 내용을 근거로 "공씨와 강씨가 단순한 친분관계로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볼 수 없다"며 "불법행위를 저질러 왔다는 이 업체와 공씨 사이에 어떤 금전적 거래가 있었는지를 파악하는 게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는 핵심이고, 이를 위해 경찰도 관련 계좌를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들 외에 또다른 관련자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씨와 홈페이지 제작업체의 3인 모두 최 의원과 동향 출신이라는 점도 관련 의혹을 확산시키는 대목이다.

최 의원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1985년 <조선일보>에 들어갔다. 이후 그는 문화부와 정치부에서 근무하다 2002년 차장 대우를 끝으로 언론계를 떠나 최병렬 당시 한나라당 부총재의 언론보좌역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이어 박관용 국회 의장의 공보수석비서관을 거쳐 17대 총선에 처음 국회에 들어왔다. 18대에는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한 뒤 복당했다.

'대선자금 차떼기' 이상 타격될 수도

그는 지난 7월 22일 당 홍보본부장을 맡은 뒤 "앞으로 1년이 대한민국 100년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그런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이제, 그의 디도스 공격 관련 여부는 '한나라당의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이 민주주의의 기초인 선거를 뿌리채 흔드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최 의원이 개입한 것으로 밝혀지면 한나라당에게는 '대선자금 차떼기' 이상의 타격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Posted by '하늘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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