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20대 헌정방송이 등장했다. 이름하여 ‘나는 껌수다’. 현재 대학에 다니고 있거나 학생 업무를 쉬고 있는 20대 3명이 가능하면 매주 ‘구라’를 푼다. 뭘 해도 자기 자랑으로 흐르는 자칭 ‘위대한 영혼’이자 ‘깔때기 지존’ 박솔희씨, 미래권력을 지향하는 애국애족감성청년 김쌀씨, 아버지만 부자인 ‘씨이오(CEO) 아들, 거지’ 양태훈씨가 그 주인공이다. 21일 첫 방송이 풀린다. 첫 방송. 웃기다. 아니, 웃기려고 노력한다.

나는 껌수다. 제1회



왜 ‘꼼수’가 아니라 ‘껌수’일까. 첫 방송에서 이들은 이렇게 답한다. “우리가 다 껌이잖아요. 20대가 항상 잘근잘근 씹히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껌 같은 존재죠. 꼰대(20대 이상)들은 20대를 궁금해하고 친한 척 손 내미는 듯하지만, 결국 매수하려 합니다. (꼰대들을 잘근잘근 씹으려는) 껌들의 수다입니다.”

 

21일 풀리는 첫 방송에서는 ‘대학평가’를 말한다. 가장 많이 알려진 <중앙일보>의 대학평가를 씹는다. 왜? “아니 학교에 갔는데 중앙일보 대학평가가 나온 날 신문을 학교에 막 쌓아놨어. 그날 학보 1면은 중앙일보 평가 순위 올랐다’ 기사 떠 있고. 뭐 이런 식이야. 근데, 대학평가로 인해 문제가 많아. 삶이 괴로워지는 부분이 있어. 그걸 이야기해보자는 거지.”

씹는 내용은 구체적이다. 우선 대학평가 항목이다. “대학평가 내용을 보면 평판·사회진출도 이런 항목이 있어. 근데 이걸 정부부처 인사담당자, 기업 인사담당자 750명에게 물어봐. 예술계열을 고려해서 교육계·예술계 기타 350명에게도 물어봐. 근데 질문 내용이 이런 거야. 1번. 신입사원으로 뽑고 싶은 대학이 어디냐? 아니 이러면 다 좋은 대학 출신 뽑고 싶잖아. 2번. 업무에 필요한 전공 또는 교양교육 제대로 된 대학은? 아니 이걸 인사담당자가 수백개 대학 수업 평가하는 사람들도 아니고, 이걸 어떻게 알아. 결국, 그 대학 출신 사람들을 보고, 편견에 입각해 대답하게 되는 거지. 이미 존재하는 학교 서열과 평판에 따라, 다시 학교 서열이 매겨지는 조사방식인 거지.”

“결국 선배들이 길 잘 닦아 놓은 학교가 유리한 거네.”

“내가 인사담당자면 모교 출신 뽑겠다고 하겠네. 뭔 조사가 이래?”


대학평가 순위가 거의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도 지적한다. “2010년과 2011년 대학평가 순위를 보면 1위부터 6위까지 순위가 안 변해. 똑같애. 1위 카이스트, 2위 포스텍, 3위 서울대…. 뭐 이런 식이야.” “결국, 서울에 있는 이른바 상위권 대학들은 이런 식으로 랭킹이 생산되면 될수록 자기들한테 좋아. 기득권이 강해지니까.” “흔히 사람들이 읊는 랭킹이 있잖아. 그거랑 이 대학 평가 순위랑 다른 게 뭐야? 결국 이걸 왜 하는 거야?”


대학평가에서 대학들의 ‘꼼수’도 등장한다. 캠퍼스 쪼개기와 합치기다. “서울캠퍼스와 지방캠퍼스 등 학교가 둘로 갈라져 있는 경우, 어떤 곳은 캠퍼스를 쪼개서 순위를 내고, 어떤 곳은 캠퍼스를 합해서 내. 연세대·고려대는 서울, 안암캠퍼스와 원주, 조치원 캠퍼스를 분리해. 그런데 성균관대, 한양대 이런 곳은 합하지. 왜? 연세대·고려대는 분리하는 게 순위가 잘 나오고, 성균관대 등은 이공계열이 지방에 있기 때문에 합하는 게 순위가 잘 나오거든”

“완전 꼼수야” “기준이 이렇게 달라도 되는 거야?” ‘야매 영어강좌’도 등장한다. 국제화 지수를 높이기 위한 영어강좌 늘리기에서 비롯됐다. 실제 수업의 질, 학생 이해도 등은 안중에 없음을 생생하게 지적한다.


1회 방송은 모두 47분이다. 대학평가 때문에 벌어지는 대학의 웃지 못할 ‘촌극’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웃기지만 씁쓸하다. 20대가 직접 이야기하기에 리얼하다. 당사자가 아니라면 이렇게 ‘씹기’ 힘들다.
 

매주 금요일 하니티브이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user/hanitv)을 통해서 볼 수 있다.

시청자가 직접 기획·제작하는 시청자제작프로그램(퍼블릭액세스)이다. 페이스북 계정도 있다. 계정 주소는? “페이스북닷컴 슬래시 쥐,쥐,유,엠 … 어, 뭐더라?” “에이 한글로 ‘나는 껌수다’ 찾으면 돼. 검색해. 검색하면 다 나와.” “얘기를 하려면 끝을 맺어야지…” “에이, 다들 알아서 잘 찾아. 그런 거 다 잘해. 걱정마! ”
 

이 지점에서 ‘나는 껌수다’ 청취시 유의사항 전달합니다. 꼰대(20대 이상)분들. 애들이 반말해도 참으셔야 합니다.

 

Posted by '하늘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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