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가 있는지 살펴라, 공약의 유통기간은 2년”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 지원유세에 적극 나선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의 ‘나경원 사용설명서’가 13일 온·오프라인을 발칵 뒤집었다. 유 대표의 ‘광화문 유세’ 발언은 현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을 뿐 아니라 트위터를 통해서도 급확산되며 “유시민이 돌아왔다”는 반응을 얻는 등 화제가 되고 있다.

                   

유 대표는 이날 ‘시민이 시장이다’란 주제의 광화문 유세에서 “박 후보는 나 후보처럼 비방·인신공격의 네가티브 선거 운동을 안 하시는 분”이라며 “대신 제가 정책이나 시국 등 무거운 이야기 대신에 ‘나는 꼼수다’ 스타일로 만담을 해보겠다. ‘나경원 사용설명서’를 말씀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서울시민 여러분들이 아셔야 할 ‘나경원 사용설명서’ 첫째, 나 후보의 방송대담, 홍보 현수막, 공약집 등에 담긴 주장 맨 앞에 ‘주어’가 있는지 보시라”며 “만약 ‘제가, 나경원이’라는 주어가 없으면 나 후보가 하는 주장은 무효가 되기 때문이다. 이것을 확인하지 않고 표를 주셨다가 주어가 없어 무효가 되면 낭패”라고 조소를 보냈다.

나 후보는 지난 2000년 10월 광운대 최고경영자 강연에서 ‘BBK를 설립했다’고 말한 것에 대해 ‘주어가 없으니 무효’라고 주장했었다.

‘나경원 사용설명서’ 둘째로 유 대표는 “나 후보의 공약 유통기간은 2년”이라고 소개하며 “나 후보는 2년 정도가 지나면 기억을 못하신다. 요즘 시청 앞 MB산성에 이은 내곡산성이 화제인데 나 후보는 2년 전 직접 하셨던 노 대통령 사저를 맹비난했던 대변인시절 논평을 ‘기억이 안난다’라고 답한 분이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기억의 유통기간이 2년 아닌가 생각된다”며 “혹시 나 후보가 당선되면 2년 내에 공약을 실천하라고 촉구하셔야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유 대표는 ‘내곡동 파문’에 대해 “솔직히 처음 들었을 때는 이 대통령의 퇴임이 가까워져 온다는 사실에 기뻤다”며 “개인적으론 퇴임 후 지낼 사저 건축에 대해 너무 야박하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 대통령도 당연히 퇴임 후 편히 지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 대통령 자신이 퇴임 후 편히 지내고 싶으신 그 마음으로 전직 대통령을 대우하지 못한 것은 큰 잘못이었다”며 유 대표는 “또 주요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지적한대로 부동산 실명제를 위반한 위법의 소지가 다분한 것도 문제”라고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의 주장에 공감을 표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돈을 주고 아들 시형씨 이름으로 땅을 산 것이라면 부동산 실명제 위반”이라며 “그런데 대통령이 돈을 줬다면 전 재산을 기부한 이 대통령이 어디서 돈이 났을까”라고 의구심을 보였다. 유 대표는 “정말 논현동 자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면 차용증이 있는지, 이자를 내고 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며 “만약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면 포괄적 뇌물죄가 되기 때문”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기부는 유니세프 등에 돈을 주는 것이지 자신의 호를 딴 재단을 만들고 친·인척에게 운영을 맡겨 돈을 얹는 것이 아니다”고 일침을 가했다.

유 대표는 새로운 위법 의혹도 제기했다. 특수활동비로 땅을 산 것은 아니냐는 것으로 “부동산 실명제를 어겼거나 포괄적 뇌물죄를 저지른 것이 아니라면 대통령 특수활동비를 사용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며 “이 대통령은 당선된 후 노무현 대통령의 특수활동비를 조사한 전력이 있다. 만약 특수활동비를 쓴 것이라면 이는 국고횡령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이명박 대통령 사저가 들어설 서초구 내곡동 근처에 테니스장이 들어서는 것과 관련해 유 대표는 “10억은 서초구 예산이고 나머지는 서울시 지원이라고 하는데 땅을 산 것이 5월이고 테니스장을 짓기 시작한 것이 8월”이라며 “테니스를 좋아하는 이 대통령을 위해 퇴임 후의 건강까지 고려하는 서초구청장의 충정”이라고 꼬집었다.

유 대표는 “(이 대통령은) 미국에서 돌아오시면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소상히 밝히시길 바란다”며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부를 이끌고 계신 흠결없는 백옥처럼 깨끗한 분이란 걸 국민들이 다 알기에 사저와 관련된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퇴임 후 논현동 자택으로 돌아가 편안한 노후를 보내시길 축원드린다”고 비꼬았다.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나꼼수’를 차용한 유 대표의 ‘시민 소통식의 연설’에 현장에서는 박장대소와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이날 행사가 끝나고 유 대표는 사인 공세를 받기도 했다.

유 대표의 ‘나경원 사용설명서’는 트위터를 통해서도 현장 중계 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역시 예리한 유시민 대표”, “유시민 대표님 든든합니다”, “꼭 참고해서 선거날 이용해야겠어요”, “촌철살인입니다. 주어녀, 아메바녀로군요. 나경원” 등의 반응과 함께 해당 소식이 계속해서 리트윗되고 있다.

Posted by '하늘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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