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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성주 "남북 분단과 북한 빈곤은 하나님의 뜻"... 제2의 문창극?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신임 총재] "한국 땅에 태어난 것도 하나님의 이유가 있으셨고, 이렇게 남북한을 가르셔서 저희를 겸손하게 하신 것도 이유가 있으시고." 

앞으로 3년 동안 남북 간 인도주의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신임 총재가 2000년대 초반 인천의 한 교회 강연 도중 남북 분단과 북한의 빈곤이 하나님의 뜻이란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확인돼 파문이 예상됩니다.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신임 총재] "여기도 하나님께서 뜻이 있으신 거 같아요. 왜 2천2백 만이나 되는 우리의 형제 자매가 굶어 죽어가고 있는지, 이 고난을 우리에게 허락하셨는지. 그럼으로 우리가 더 사명이 큰 거죠. 우리는 현재 있는 효율을 2,3배 올려야지 그 사람들을 먹여 살릴 자격이 생겨요." 

"식민지배와 남북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한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발언을 연상시킵니다. 

또한 김 총재는 일제의 식민지배에 대해서는 '일본 사람이 나쁜 게 아니라 우리의 문제였다'고 말하는가 하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일본 대사관 앞 시위를 대한민국의 부정적인 이미지의 예로 들기도 했습니다.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신임 총재] "일본을 보고 많은 청년들은 무서워해요. 왜냐면 우리가 옛날에 식민지여서. 여러분 일본 사람이 나쁜 게 아니라 우리의 문제였거든요... 외국 신문 보면 북핵 문제, 공무원이 몇 천 억 해먹었다, 아니면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 대사관 앞에서 데모한다. 이런 굉장히 부정적인 것만 나니까." 

김 총재는 기독교인들이 적은 중국의 경제적 발전에 대해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고, 인도를 향해서는 잡신을 섬기는 나라라고 깎아내렸습니다. 

오늘(8일) 대한적십자사로 첫 출근한 김 총재는 '과거 교회 강연에서 남북분단과 북한의 빈곤문제가 하나님의 뜻이란 취지의 발언을 했냐'는 오마이뉴스 기자의 질문에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며 '북한을 도와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기자] "2000년대 초에 인천의 교회에서 강연하셨던데. (김성주 총재 : 네, 맞습니다) 거기에서 남북분단과 북한의 빈곤문제가 하나님의 뜻이란 취지의 말씀을 하셨더라고요." 
[김성주 총재]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고요. 저는 그렇게 (하나님의) 뜻이라고 (한 게 아니라) 저희 세대가 꼭 책임지고 도와야 한다고 얘기했습니다." 
[기자] "하나님의 이유가 거기에 있다는 식으로 말씀을 하는데요." 
[김성주 총재] "아니요, 그게 아니고요. 아무튼 제가 아직 취임도 안 했고 업무파악도... 나중에 다시 한번 말씀 드릴게요. (기자 : 그럼 취지가 가서...) 본인을 포함해서 우리 모두가 우리 형제 자매를 도와야 하죠. 당연히요." 
[기자] "역사 인식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습니다." 
[김성주 총재] "감사합니다. 나중에 뵐게요." 

이후 김 총재는 서면 답변을 통해 '남북분단과 북한의 빈곤문제가 하나님의 뜻이란 취지의 교회 강연 발언'에 대해 신앙적인 발언으로 북한 동포를 돕자는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해해 달라면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이 있었던 것 같아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김 총재는 일제의 식민지배에 대해 '일본 사람이 나쁜 게 아니라 우리의 문제였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치욕적인 역사를 넘어서, 물질주의 속에서 침체돼 가는 일본을 우리 청년들이 두려움 없이 바라보고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김 총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일본 대사관 앞 시위를 대한민국의 부정적인 이미지의 예로 든 것에 대해서는 '해외 언론이 국내 사정을 잘 모르고 상황만 보고 부정적인 논조의 보도가 됐다는 것을 인용한 것'이라며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집회를 정당한 항의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성주 총재는 과거 강연에서 확인된 부적절한 역사 인식에 대해 '신앙인으로 교회 안에서 한 발언'이라고 밝혔지만, 남북관계와 국제관계에 대해 부적절한 인식을 보여준 김 총재가 대북 인도적 지원 창구이기도 한 대한민국 대표 구호기관인 대한적십자사를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