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6.21] 시사만평

주간경향 '2판4판'
각하의 뜻 

 

짤박(짤린 친박)  일본 지배가 하나님의 뜻이라니! 많고 많은 사람 중에 어떻게 저런 사람을 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는지….

원박(원조 친박) 그건 각하의 뜻을 몰라서 하는 소리요!

월박(친이에서 넘어온 친박)  각하께서 어떤 뜻을 갖고 계신지 잘 모르겠네요.

원박  각하의 깊은 뜻을 아직도 모르고 있습니까? 저번에 관피아를 척결한다면서 ‘안’이라는 분을 총리에 지명했잖습니까?

월박 그때도 각하의 뜻이 있었습니까?

원박 물론이지요. 그때 총리 후보자는 관피아 중의 최고 관피아인 법피아였잖습니까. 각하는 이미 이분이 낙마할 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관피아들에게 최고의 경고장을 준 것이지요.

월박 아? 그렇게 깊은 뜻이 있었군요.

짤박 그럼, 이번 총리 지명자는 어떤 뜻이 있어요?

원박 우리 각하는 소통을 중요시하는 분입니다.

짤박 말만 그런게 아니었나요?

원박 아닙니다. 각하는 소통을 너무나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이 참에 극우를 없애고자 한 것입니다. 예전에 윤모라는 극우 언론인이 있었잖습니까. 이분을 대변인으로 삼으심으로써 결국 성추문으로 물러나게 됐습니다. 이 또한 각하께서 진보와 소통하기 위해 일부러 극우 언론인을 대변인으로 내세워 쫓아낸 것입니다.

월박 그렇다면 이번 총리 지명자도 그런 경우에 해당하는군요. 극우를 자연스럽게 없애면서 소통하게 만든다는….

원박 참새가 어떻게 대붕의 마음을 알겠습니까? 잘 지켜보면 소통을 꿈꾸는 각하의 원대한 꿈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보셨듯이 믿어야만 살 수 있습니다. 자, 따라하세요. 불신지옥. 믿음천국!

책임 총리가 세월호 대참사의 책임을 대신 지고 물러난 뒤 총리 임명이 난관이다. 깜짝 놀랄 신의 한 수는 모두 장고 끝 악수로 드러났다. 하지만 여기에도 대통령의 심오한 뜻이 있지 않을까 한 번 믿어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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